◎이 대표 집권땐 공신,낙선땐 당 이끌 기회신한국당의 후임대표 인선을 놓고 미묘한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물망에 오른 김윤환 이한동 고문, 지명권자인 이회창 대표는 물론이고 청와대나 민주계도 게임에 얽혀 있다. 두 고문은 『자리를 탐하는게 아니다』고 말하고 있지만, 당내에서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청와대가 이대표에게 『당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사람은 곤란하다』는 주문을 했다는 말도 있다. 민주계는 특정인사의 불가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당내 정파들이 후임 대표자리를 놓고 민감한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후임 대표가 단순히 서열 2위의 자리가 아니라는 점때문이다. 권력분산이 여당의 대선공약으로 굳어져 있고 실제 이대표의 기반이 그리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후임 대표는 사실상 당무를 총괄하는 당권의 소유자가 될 수 있다. 특히 대선후 차기 정권에서 개헌정국이 조성되면, 신한국당 대표는 다수당의 책임자로서 정국의 주도자로 부각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당 일각에서는 『후임 대표는 이대표가 당선되면 공신의 위치를 확보하게 되고, 이대표가 낙선해 정계은퇴를 한다면 다수당을 이끌어갈 수 있는 일거양득의 자리』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후임대표를 놓고 분란이 생길 정도로 신경전이 벌어지는 데는 그만한 정치적 실리가 있기 때문인 것이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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