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랭한 분위기속 정치포부·공약제시여야 4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여 「예비 합동유세」를 벌였다. 이회창 신한국당대표, 김대중 국민회의총재, 김종필 자민련총재, 조순 민주당총재는 22일 중앙일보 창간 32주년 기념 「4당 대통령후보 초청 대강연회」에 연사로 나란히 참석해 유세경쟁을 했다. 김대중 총재는 다른 세 후보와 달리 연설문에 없는 내용을 즉석에서 추가하기도 했는데 주로 이대표를 간접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첫 연설자로 나선 이회창 대표는 자신이 주창한 「국민대통합」의 기본정신을 설명한 뒤 7가지 국정과제를 제시하며 이를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3김구도로 상징되는 구시대 정치혁파 ▲정부규제와 간섭을 과감히 축소하고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한 민간주도의 자율사회구축 ▲국가경영체제 혁신을 통한 정부기능의 경영화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통일기반조성 등이 그것이었다.
김대중 총재는 『이회창 대표께서는 3김 청산을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이인제씨와 2이 정치를 하겠다는 말이냐』고 맞받아 쳐 청중들의 폭소를 자아낸 뒤 『21세기로 가는 중요한 관문은 여야간 정권교체이며, 정권교체는 그 자체가 선이요, 개혁이요, 역사 바로세우기』라고 강조했다. 김총재는 또 21세기 준비를 위한 과제와 대안으로 ▲참여 민주주의 실현 ▲경제의 체질과 경쟁력 강화 ▲강력한 안보와 남북 평화체제 확립 등을 제시했다.
김종필 총재는 연설의 대부분을 내각제 「홍보」에 할애했다. 김총재는 『지금의 정치부재와 국가위기는 한국식으로 완전히 변질된 대통령중심제가 근본원인』이라며 『이 악순환을 끊고 정치·사회적 안정속에 국가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선 한계에 이른 대통령제를 그만하고 내각책임제를 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조순 총재는 『지역주의 정치, 1인 보스정치, 패거리 정치, 돈쓰는 정치는 확실히 끝내야 할 때가 왔다』면서 『그런데도 득표에만 눈이 어두워 국가의 권력구조를 내각제다, 이원집정부제다하여 멋대로 바꾸려 하고 있다』고 3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조총재는 한국은행 완전독립,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행정규제철폐, 첨단기업 육성을 위한 특별은행설립, 교육 대수술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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