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당의 공식권력승계작업이 평안남도 도당대표회의 당총비서추대결의를 시발로 본격화된 것 같다. 아마도 북한은 당총비서 추대대회를 지방당으로 확산한후 당창당일인 오는 10월10일 김정일을 공식적으로 당최고지도자에 임명하여 지난 3년간 공석으로 비워온 당정 양 최고직위중 우선 당최고직을 유명화할 것으로 보인다.북한 권력구조는 노동당 총비서와 국가주석의 양기둥으로 돼있다. 이 두개 직위를 함께 갖고 있던 김일성이 94년 7월 사망한후 김정일이 당 정 군의 3권을 장악해 오면서 사실상의 최고통치자로서의 활동을 해 왔으나 대외적으로는 군총사령관직만 갖고 있으면서 당정의 최고직위를 비워둔 소위 유훈통치시대를 지내 국제사회에서는 상당한 의문과 혼란이 야기됐었다.
국가란 단 한순간도 국가원수석을 비워서는 안되는 것이고 그것은 북한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은 그간 국가아닌 국가로 남아온 셈이었다. 이런 북한에 대해 그동안 내부안정이 되지 않았고 권력투쟁이 끝나지 않아 새국가면모를 갖추지 못한다는 해석도 있었고 최고권력자 자리를 비워둔채 당중앙이라는 막연한 이름으로 통치를 하는 것이 공포정치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비워두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었다.
김정일이 당총비서직을 승계한다는 것은 적어도 북한정권의 최고권력자 이름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이라는 면에서 두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죽은 김일성시대를 끝낸다는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유훈통치라는 이름으로 통치되면서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분야가 죽은 김일성 이름으로 운영돼 왔다. 김정일은 단순히 김일성의 훈령을 집행하는 자일뿐 명령권자는 여전히 죽은지 3년이 넘는 김일성일 뿐이었다. 국가 행위라고는 볼 수 없는 이런 해괴한 시대를 끝낸다는 면에서는 김정일의 총비서직 취임은 매우 주목되는 일이다.
둘째는 김정일이 당총비서직에 취임한다면 새 시대를 여는데 대한 의무와 책임을 밝힐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3년간 김정일의 「유훈통치시대」는 파국 바로 그것이었다. 식량은 떨어져 국제사회에 구걸하다시피 해야 했고 산천은 피폐되어 홍수가 나면 기하급수적으로 피해가 커졌으면서도 남한에 대해서는 전쟁을 하겠다는 말을 서슴없이 해대 국제사회에서의 위신은 여지없이 땅에 떨어져 왔다. 이같은 북한위상의 추락은 남한에도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김정일은 이런 파국이 김일성유훈의 잘못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유훈집행자인 자신의 잘못 때문이었는지를 자신의 시대를 열면서 밝혀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북한정권의 속성상 낙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신의 시대를 맞아 국제사회에 던져야 할 방침은 어떤 형식으로라도 총비서취임과 함께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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