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16 전투기의 잇단 추락사고는 이제 그 구조적 결함 여부만을 따지고 있을 단계가 아니다. 엔진점검을 어떻게 했기에 재투입한지 1주일 만에 똑같은 사고가 일어날 수 있었는지 공군의 정비기술 수준과 장비관리체계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가 필요하다.18일 추락한 KF16기는 불과 40여일 전의 사고기와 같은 기종이고, 추락상황도 같은 엔진결함이다. KF16기는 91년 「한국형 전투기사업(KFP)」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된 이른바 「차세대」 주력 전투기다. 미제 F16을 모델로 99년까지 전부 120대를 실전배치할 계획이다. 한대 값이 320억원, 사업전체 소요액이 무려 4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미국회사와 삼성항공 및 정부와의 계약은 미제 F16 직도입분 12대, 미제 부품과 기술지도에 의한 삼성항공 조립생산 36대, 삼성 자체 면허생산 72대로 돼 있다. 이번 사고기 2대는 모두 두번째 단계인 삼성의 조립생산분이다.
F16은 92년 주한미공군 소속기가 추락해 같은 기종의 엔진을 전부 교체한 일이 있고, 지난 13일부터 연속충돌·추락사고로 24명의 인명피해를 낸 미 공군기들 가운데도 F16기 2대가 들어 있다. 이 때문에 KFP사업 기종선택 때 공군은 안전성이 높고 한반도지형에 유리한 F18로 할 것을 주장했으나 최종선정과정에서 기종이 F16으로 바뀌었다. 뒤에 노태우정권 비자금사건 수사 당시 검찰이 거액 리베이트혐의를 조사했지만 의혹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국방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KF16기의 운항을 무기한 중단하고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대책을 강구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이제는 범정부차원에서 KFP사업 경위 전반을 재조사하고 수습안을 마련할 차례라고 본다. 필요하다면 면허생산중단 또는 기종대체 가능성 여부까지도 검토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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