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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주도 “여성 3인방”/서울 반포2동 “우먼 파워”

입력
1997.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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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 파출소장… 구의원…/행정·의정·치안 “부드럽게 장악”/집안살림 꾸리듯 주민복지 앞장/42개 통장·257개 반장도 모두 여성서울 서초구 반포2동이 국내 최초로 여성지도자들이 이끌어가는 모범동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동을 관할하는 행정·치안책임자와 출신 구의원이 모두 여성이어서 여성들의 지도력 시험대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신·경남 등 7개 아파트 단지로 구성된 반포2동에 여성지도자가 처음 등장한 것은 93년 7월. 원유숙(59) 서초구청 부녀계장이 동장으로 부임하면서 부터다. 당시 이원종 서울시장이 우수한 여성인력을 활용하기위해 서울시내 5개동에 동장을 여성으로 임명토록 한 게 계기였다. 원동장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전직 서울시공무원 출신인 남편을 28년간 돌보면서 30여년간 서울시 공무원을 지낸 억척여성이다.

뒤를 이어 10여년동안 아파트부녀회장과 동부녀회장을 지낸 「마당발」 현영(53)씨가 95년 6·27선거에서 남성경쟁자를 제치고 구의원으로 당선됐다. 현의원은 서초구청 공무원들에게 매서운 질문과 입바른 소리 잘하는 구의원으로 소문난 여장부다. 원동장과 현의원은 모두 서울토박이로 어릴적에 광화문의 서울 덕수초등학교부근의 같은동네에 살며 집안끼리 아는 사이이기도 하다.

여성이 반포2동의 「치안」업무까지 장악한 것은 지난 7월. 서초경찰서 민원실장으로 있던 윤나미(39) 경위가 파출소장으로 부임했다. 윤소장은 순경시절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장녀 근혜씨의 경호를 맡을 정도로 뛰어난 사격술에다 빼어난 용모를 갖춘 20년 경력의 베테랑경찰관이다. 원동장과 현의원은 청소년 문제를 담당하는 소년계 업무만 7년을 맡아왔던 윤소장에게 아파트 주변 오토바이 폭주족 단속과 학원폭력문제에 관심을 당부, 현저한 성과를 올렸다. 반포2동은 이뿐만 아니라 42개 통장과 2백57개 반장도 모두 여성이 차지, 여성이 주도하는 동이 됐다.

현재 서울시내 5백20개동과 6백50개파출소의 여성 동장·파출소장은 각 5명이고 구의원은 7백명중 34명에 불과하다.

『주민복리를 위한 일이라면 남성보다 나았으면 나았지 못할 게 없다』고 이들은 자신했다.

주민 정태자(46)씨는 『반포2동이 아파트촌이어서 주부들이 생활주변의 문제에 관심이 높다』며 『동을 책임진 세사람이 모두 여성이다보니 매사를 집안살림 꾸리듯 자상하게 돌봐주는 점이 주부들의 호감을 사는 첫째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의 업무수행능력에 대해서는 이미 기초적인 검증은 끝났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은 지난 4일 반포2동사무소와 파출소를 선정, 회원들을 상대로 하는 일일체험행사를 갖는 등 여성단체들의 주목대상이 됐다.<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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