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7.09.19 00:00
0 0

일본의 히로히토(유인) 국왕이 패전후 한참 어렵던 1947년 6월 기자회견에서 수제비 고구마같은 대용식을 먹고 있다고 털어놓아 온 일본인을 울린 일이 있다. 살아 있는 신으로 떠받들어지던 국왕조차 국민대중과 고통을 같이 하기 위해서였다. ◆북한 김정일이 인민과 고통을 함께 하려고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얘기는 들어본 일이 없다. 최소한 50만명이 굶어죽었고 지금도 매월 1만여명이 그렇게 죽어 간다는데 김일성의 시신이 보관된 금수산궁전치장에 수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사회주의 청년행사 대표단을 전세기에 태워 쿠바에 보낸 허장성세는 또 무엇인가. ◆남녘은 대풍이라지만 불황의 터널 속에도 추석이라고 흥청망청했다. 국민소득은 일본의 27% 밖에 안되는데 먹고남은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서울이 하루 6천여톤으로 도쿄(동경)의 3배나 된다는 조사가 있었다. 쓰레기 내용은 육류 생선 야채가 70% 이상이어서 재활용도 처리도 어렵고, 악취도 심하다. ◆3천만명이 움직인 추석연휴기간 먹고 마시는 데서 나온 쓰레기는 또 얼마나 될까. 과태료를 1백만원으로 올리고 수만명을 풀어 감시한 덕분에 쓰레기 투기는 크게 줄었다 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고속도로변 단속건수가 3천5백건이나 됐다. 지난 여름휴가 기간중 피서지에서 나온 쓰레기가 5만톤이 넘었다. ◆이렇게 버려지는 쓰레기 처리비용이 연간 1조3천억원이다. 한쪽에서는 20세기 최악의 기근으로 수많은 생명이 죽어 가는데 한쪽에서는 먹고 남아 버리는 쓰레기를 치우는데 그토록 엄청난 돈을 쓰다니, 굶어죽는 북녘 동포들이 알면 뭐라 할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