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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이주사 소설로 쓰겠다”/「회상의 열차」 동승작가 김아나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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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이주사 소설로 쓰겠다”/「회상의 열차」 동승작가 김아나톨리

입력
1997.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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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잊은적없어 자녀에 「강릉 김씨」 교육『러시아어로 작품을 쓰지만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회상의 열차」에 동승한 세계적인 작가 김 아나톨리(58)씨는 열차안의 동포들과 어울리면서, 또 기착지에서 고려인을 만나면서 『울컥울컥 눈물이 솟는다』고 했다.

그도 강제이주 한인의 아들이다. 아버지 김 알렉세예비치(85)는 37년 블라디보스토크의 조선사범대 2학년 재학중 가족과 함께 카자흐스탄의 크질오르다로 쫓겨갔다. 가족들이 48년 블라디보스토크로 되돌아온 김 아나톨리씨는 사할린과 하바로프스크에서 유년을 보낸뒤 17세에 모스크바로 가 미술학교를 다니면서 톨스토이에 심취, 문학의 길을 걷게 됐다. 장편소설 「다람쥐」 「아버지의 숲」 등이 세계적으로 평가받으면서 대가의 반열에 오른 그는 최근에도 「바흐음악을 들으며 버섯을 뜯다」를 펴내 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김씨의 「뿌리」사랑은 유별나다. 자녀들에게 「강릉 김씨」임을 절대로 잊지 않도록 가르치고 있다는 그는 『내 작품이 24개 국가에서 번역돼 알려졌지만 오히려 러시아에서는 그만하지 못한 것은 내가 소수민족이기 때문』이라며 『가장 슬픈 것중의 하나가 자신의 뿌리를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구소련 붕괴후 91년 한국에 와 3년여동안 중앙대와 연세대에서 러시아문학과 말을 강의했고 족보를 찾아 아버지와 자신, 아들의 이름을 올렸다. 그의 궁극적 소망은 한국에서 「뿌리」를 내리는 것. 이를 위해 김씨는 우선 『한국말을 나보다 잘한다』고 자랑하는 외아들 알료샤(16)가 고교를 졸업하는대로 한국의 대학에 유학보낼 계획이다.

『「회상의 열차」는 이번 뿐 아니라 러시아는 물론, 한국인이 있는 어느 곳이나 찾아 달려야 한다』는 동승객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그는 『이 한맺힌 강제이주의 이야기야말로 반드시 쓰고 싶은 주제로 이번 여행에서 얻은 영감이 충분히 무르익었을때 소설로 쓰겠다』고 말했다.<노보시비르스크=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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