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환경계 반발 거세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숙원사업」 중 하나인 무역협상 신속처리권(Fast Track) 요청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의회와 노동계, 환경론자 사이에서 논란을 빚어온 신속처리권은 외국과의 무역협상을 행정부가 신속하게 마무리지을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특별히 부여하는 권한이다. 2001년까지 한시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게 될 이 법안에 따르면 의회는 행정부가 외국과 타결지은 무역협상안에 대해 찬반표결만 할 수 있을 뿐 내용을 수정할 수 없다. 74년 도입된 이 제도는 94년 기간만료로 중단됐다.
클린턴 대통령은 자유무역을 중남미 및 아시아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해선 이 권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줄곧 입법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노동계와 환경론자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주춤한 상태였다.
자유무역이 실현될 경우,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값싼 상품을 팔기 위해 노동자를 착취하고 환경을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공화당은 물론 리처드 게파트 의원 등 민주당의원들까지 반대에 가세하자 클린턴 대통령은 당초 지난주 법안을 제출하려던 계획을 변경, 이날 수정안을 냈다. 수정안은 무역협정체결시 노동자 및 환경보호를 위한 부속협정을 첨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있다.
하지만 미국 노동총연맹 산업별회의(AFL―CIO) 등 노조측은 부속협정이 구속력을 갖고있지 않다며 수정안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전진할 것인지 후퇴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며 법안통과를 호소했지만 신속처리권법안이 「신속히」 처리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워싱턴=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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