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설득 허사 청남대행 YS “안타까운 일”/강 총장·강 특보 등 “신의파괴·반당행위” 비난○…청와대는 13일 이인제 경기지사가 김영삼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측의 간곡하고도 강력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탈당과 함께 대선 독자출마를 결행한데 대해 착잡한 모습이다.
김대통령은 추석연휴를 앞두고 성묘와 청남대로 떠나기에 앞서 이지사의 출마선언을 들은 뒤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김용태 비서실장이 전했다.
김실장은 「앞으로 이지사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제 무슨 뾰족한 방법이 있겠느냐』며 『답답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고위관계자는 『젊은 사람이 안됐다』면서 『어쨌든 지금은 황량하고 빛바랜 늦가을 그림을 보는 것같다』고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고위관계자는 「앞으로 이지사 파일 등을 활용, 고사시킬 생각이냐」는 질문에 『정치공방전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올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청와대측은 12일밤 이지사가 부인과 함께 잠적하고 독자출마를 결심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이를 만류하기 위해 밤새 이지사와의 연결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사가 출마선언을 하기 불과 3∼4시간 전인 13일 상오 6시께 조홍래 정무수석이 전화접촉을 갖고 마지막 설득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는 후문이다. 조수석은 이지사의 결심이 워낙 확고한 것으로 확인되자 김대통령을 전화로 연결시켰으나 이지사는 이때도 출마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국당은 이날 이지사가 끝내 독자출마를 선언하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지사의 위약을 격렬히 비난하며 파문 최소화에 안간힘을 썼다.
강삼재 사무총장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갖고 『이지사의 반당행위가 용납된다면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선출직은 인기도에 따라 진퇴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며 『신기루같은 여론에 현혹돼 신의를 파괴한 결과가 얼마나 허망한지를 이지사는 곧 알게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강총장은 특히 『실패한 법관출신의 무명인사를 오늘의 이지사로 만든 사람이 바로 우리당과 김대통령 아니냐』며 『이지사는 스스로 김대통령을 아버지라고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잘못가는 길을 바로 잡아주려는 김대통령의 간곡한 만류를 뿌리쳤다』고 강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강재섭 대표정치특보도 『이지사는 모든 당직을 경선으로 하자는 당개혁안을 내놓고도 본인은 경선결과를 무시했다』면서 『그따위 썩은 정신상태로 무슨 세대교체를 한다는 것이냐』고 힐난했다. 그는 『정치타락을 부추기는 쿠데타를 저지른 이지사는 바로 자신이 세대교체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사철 대변인은 성명을 발표, 『이인제씨의 경선불복은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정계복귀와 함께 민주주의의 기초를 무너뜨린 양대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공격했다.<손태규·유성식 기자>손태규·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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