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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조경 미 되살리자”/박경자씨 ‘한국 전통조경 구조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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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조경 미 되살리자”/박경자씨 ‘한국 전통조경 구조물’ 출간

입력
1997.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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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불명 조경 많아 “갓쓰고 청바지 입은꼴”/연못·석등·괴석 등 사진에 담은 첫 연구서『유명한 고찰을 복원하면서 건물과 단청은 옛날 식대로 하는데 조경은 일본이나 서양식, 또는 국적불명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갓 쓰고 청바지 입는 셈이지요. 운현궁을 비롯해 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합니다. 우리 고건축에는 우리식 정원 배치를 해야지요』

조경전문가 박경자(45·동아엔지니어링 기술고문)씨는 「한국 전통 조경구조물」(도서출판 조경 발행)에서 전통조경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과 무지를 이렇게 개탄한다. 박씨는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조경기술사와 문화재조경기술자 자격증을 획득한 전통조경 분야의 일급전문가. 95년 경복궁 교태전 후원 화계(계단식으로 돌을 쌓아 만든 화단)를 복원한 것을 비롯해 문화재 관련 조경사업을 많이 했다.

그는 13년여 동안 틈틈이 연못 석등 괴석 마당 우물 굴뚝 장독대 석조 담장 문 포장 장승 솟대 등 돌보는 사람 없는 옛 조경구조물만 찾아다녔다. 이 책은 그 결실. 전통 조경구조물을 종류별로 나눠 사진과 함께 기록, 이 분야 최초의 연구서로 평가된다.

『현재 남아 있는 조경구조물 가운데 뛰어난 것만이라도 자료를 남겨두어야 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경주에 갔을 때 민가에 그 예쁜 신라때 우물돌들이 방치돼 있는 것을 보고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의 이런 애정은 직접 찍은 컬러슬라이드 사진 하나하나에 배어 있다.

박씨는 동양이라고 해도 중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우리 전통조경의 특징과 아름다움을 더 깊이 연구할 생각이다. 『외국에도 많이 다녀봤지만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문헌연구가 필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중국어와 한문을 같이 공부하고 있어요』<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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