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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이사회 제주 유치의 의미/이경문(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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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이사회 제주 유치의 의미/이경문(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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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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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관광기구 정책결정자 집결/자국홍보·수지개선 한국관광진흥 전기『대한민국 제주도가 내년도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이사회 개최지로 결정되었습니다』

지난 5∼7일 파키스탄 라왈핀디에서 개최된 97 PATA 이사회에서 호주의장이 발표한 내용이었다. 88 서울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바덴바덴의 흥분에는 못미치지만 제주도 유치를 위해 노심초사 해온 우리들에게는 얼마나 반갑고 후련한 순간이었는지…. 그동안 우리나라와 인도 캐나다 괌 등 4개 지역이 98 PATA 이사회 유치를 놓고 경합을 벌였으나 최종적으로 인도와 경쟁 끝에 제주도가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 내년 개최지로 확정되었다.

PATA는 세계 최대 관광기구로 80여개 지부와 1만7,000여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사회는 협회의 의사 결정기구로서 총회 개최내용과 회원국 상호간 관광 협력증진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토의를 하는 만큼 총회 이상 의미가 큰 회의이다.

이번 회의에서 인도는 금년 독립 50주년 기념행사의 연장선상에서 내년 이사회를 유치하기 위해 20여명의 대표단과 관광장관을 파견하여 총력전을 벌였다. 인도를 지지하는 국가들은 한국의 고물가와 정정 불안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며 한국의 득표활동을 방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은 관광공사와 함께 항공사 대표들이 각국 대표들을 상대로 사전공략과 각개격파식 접촉을 벌인끝에 기대이상의 큰 표차로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이번 유치전에서도 나타났듯이 각국은 관광진흥에 전쟁을 방불케하는 열을 쏟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유치전은 각국이 관광산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국제회의를 하나라도 더 열어 외국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 예라 할 수 있다. 비록 숫자는 크지 않지만 각국의 관광정책 담당자와 호텔 여행사 항공사 등 관광계 중진인사들이 구성원인 이사회를 개최함으로써 자국의 관광진흥에 유리한 여건을 마련코자 하는 것이었다.

국제회의 참석자들은 일반 여행자들에 비해 체재기간이 길고 씀씀이도 1.5배나 돼 여행수지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참가자들이 자국에서 영향력이 큰 여론형성층 인사들이란점을 고려하면 홍보에도 큰 덕을 볼 수 있어 1석3조의 효과를 가져온다. 때문에 각국이 앞다투어 컨벤션센터를 짓고 호텔을 건설하느라 법석인 것이 최근 관광산업계의 추세이다.

우리는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내년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PATA이사회가 한국 관광진흥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더구나 지방자치 실시이후 각 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관광진흥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 단계에서 이같은 중요한 국제회의가 특히 관광입도를 내세우는 제주도에서 열리게 돼 지역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한다.

세계의 국제회의(컨벤션) 산업은 주로 미주국가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은 도시 단위로 민관협력체인 컨벤션관련 부처를 설치하여 국제회의 유치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에도 45개 도시를 국제회의 도시로 지정하여 지자체 중심으로 회의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한국관광공사를 중심으로 유치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나 미약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번 행사의 유치로 국제회의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 증대와 컨벤션센터 등 수용태세의 획기적 개선이 기대된다. 여하튼 이번 PATA 이사회의 제주도 유치는 국제회의,더구나 관광국제회의가 지방에서 개최되는 것이니 만큼 파급효과가 무척 크리라고 기대된다. 이번 유치전중 한국관광객을 많이 받는 나라들이 우리에게 매우 호의적이었던 점이 무척 재미있다.

요즘 한국에는 일본의 자치단체(현)들과 호주 등 여러나라들의 지사 설치가 한창이다. 주로 한국관광객을 많이 끌어들이는 나라들인데 이 또한 우리가 생각해볼 문제가 아닌가 여겨진다. 여행의 자유를 막을 수는 없지만 한국관광객이 봉이 되는 것은 아닌지 씁쓸한 마음을 접을 수가 없다.<한국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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