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사무실서 시신 발견/“빚갚으려 단독범행” 진술박초롱초롱빛나리(8·원촌초등 2년)양이 유괴 14일만에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나리양 유괴사건을 수사중인 합동수사본부(본부장 배희선 서울경찰청 형사부장)는 12일 상오 9시20분께 범인 전현주(28·여·S전문대 2년 제적·영등포구 신길동)씨를 검거, 범행을 자백받고 동작구 사당3동 전씨 남편 최모(32)씨의 인형극단 사무실내 싱크대 옆에서 등산용 배낭에 담겨 있는 나리양의 알몸 시체를 찾아냈다. 발견 당시 시체는 청색테이프로 입과 코가 봉해져 있고 손발이 묶여 있었으며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다.<관련기사 2·3·38·39면>
나리양의 시체를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관 서중석(42) 박사는 『사인은 질식사』라며 『팔 다리의 피하출혈 흔적은 둔탁한 물체에 짓눌리거나 맞아서 생긴 것으로 보이며 이는 손으로 강하게 잡을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서박사는 『사망시간은 시신에서 발견된 각종 취식물을 정밀 조사한 뒤에야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이날 밤 경찰조사에서 『지난달 30일 하오 1시께 뉴코아백화점에서 콜라를 마시다가 나리양을 봤다』며 『똑똑하고 예쁜데다 돈 있는 집안 아이라고 생각돼 순간적으로 유괴를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전씨는 또 『카드빚 1천1백50만원을 친정에서 갚아줬고 사채 3백만원의 변제날짜가 닥친데다 3월 신길동 연립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린 1천만원이 연체돼 또다시 4백만원을 빚져 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씨가 돈을 노리고 단독 범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임신부 혼자 몸으로 유괴 살인이 힘든데다 진술을 계속 번복하고 있어 공범이 있는지 여부와 정확한 범행동기를 조사중이다. 경찰은 나리양을 살해하는데 사용한 청색테이프에서 7개의 지문을 채취,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전씨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범행후 전씨 행적 등을 조사중이다. 임신 8개월인 전씨는 아버지가 현직 고위공무원이다.
이에 앞서 경찰은 협박전화 목소리가 전씨 것과 동일하고 전씨가 범행사실을 전화로 알려왔다는 사실을 전씨 부모와 남편 최씨로부터 확인, 탐문수사끝에 이날 상오 관악구 신림동 G여관에서 전씨를 검거했다.<정진황·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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