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는 11일 김대중 총재가 베이징(북경)에서 요양중인 신한국당 최형우 고문에게 박상규 부총재를 보내 문병했다고 발표했다.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이날 『박부총재는 10일 베이징에서 두차례에 걸쳐 최고문을 문병, 김총재의 친서를 전달했다』면서 『최고문이 서울대병원에 입원하고 있었을 때도 김총재는 박부총재를 보내 위문했다』고 공개했다. 정대변인은 이어 『김총재는 최고문을 30년지기이자 민주화의 동지로 생각하고 있으며, 민추협시절 특히 각별한 사이였다』고 덧붙였다. 김총재의 한 측근은 『최고문과 박부총재는 대화도중 서로 얼싸안기도 했다』고 병실의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회의측이 최고문과의 「만남」을 공개한 것은 신한국당 민주계와 부산·경남(PK)지역의 민심에 대한 구애를 고백한 것과 같다. 궁극적으로는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 중립을 확보해 보겠다는 포석도 숨어있다. 김총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집권후 김현철씨에 대한 사면용의를 언급, 김심을 향해 큰 손짓을 했다.
국민회의측은 이미 민주계와 민주산악회 및 PK지역 인사들과 접촉을 거듭하며 꾸준한 사전정지 작업을 진행시켜 왔다. 김상현 의원이 민추협 인연을 활용, 이들과 골프회동을 갖고 있고 한광옥 부총재가 신한국당 서청원 의원 등과의 친분을 다시 다지고 있는 것도 맥락이 같다. 김근태 부총재는 11일 의원회관에서 신한국당 서석재 의원을 장시간 만나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경남 조직책인 한화갑 의원은 현지에서 『문민정부의 개혁을 이어나갈 사람은 우리들』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추석이후에는 가능한 한 김심의 우호적 중립을 확보하거나, 적어도 권력의 중심이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에게로 이동하는 시기를 늦추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위문특사」가 된 박상규 부총재는 최고문과 동국대 재학시절부터 친분을 유지해왔고, 92년 대선때에는 최고문의 사조직 운영에 기여하기도 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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