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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도 ‘루머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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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도 ‘루머 신드롬’

입력
1997.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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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정 어두운 투자자들 막연한 불안에 여신회수/정보 뛰어난 대형차입선은 금리인상으로 ‘재미 쏠쏠’/정부,불안감 해소 본격 착수국내금융시장에서 부실기업들을 연쇄도산 소용돌이로 몰아갔던 「루머 신드롬」이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우리나라를 향해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계 금융기관에 돈을 빌려준 해외투자자중 국내사정에 밝고 자체 신용평가능력이 있는 대형 금융기관들은 최근의 신용추락에도 불구, 금리를 올리거나 신용공여한도를 다소 축소하는 선에서 거래는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사정에 어둡거나 규모가 작은 해외차입선들은 국내 금융상황에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신규대출을 중단한 채 기존 대출금도 집중적으로 상환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보사태이후 은행에 비해 자산규모가 작고 신용평가력이 떨어지는 종금사들이 불안감과 루머에 따라 부실기업여신을 집단회수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제금융시장은 신용거래 특성상 거래선의 소문에 민감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국내금융기관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반응은 정확한 정보수집력이나 신용평가능력이 떨어지는 쪽에서 훨씬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은 늘 상수보다는 변수가 많아 불안가능성도 큰 게 사실. 군사분계선의 작은 총성이 「전쟁위험」으로 증폭돼 한국물 가격을 폭락시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한국상황에 정확한 정보를 보유한 투자자와 그렇지 못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전혀 상이하다. A시중은행 외자담당자는 『최근 국내여신을 회수하는 쪽은 주로 국내상황에 밝지 않은 차입선들로 이들은 한국상황에 대한 객관적 평가보다 불안감과 소문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국내에 지점·사무소를 설치한 금융기관들이 그렇지 않은 금융기관보다 현 금융위기에 훨씬 「대국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주 국내진출 일본계 은행들이 9월말 결산에도 불구, 자금공급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B국책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기관 신용추락에 대해 일부 해외투자자들은 자금회수 대신 금리인상으로 오히려 이익을 내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같은 해외투자자들의 국내금융기관에 대한 차입기피가 국내금융실상이 정확하게 알려져있지 않은데서 비롯됐다고 판단해 관계자들을 현지에 파견, 투자자의 불안감해소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이와 관련, 강만수 재정경제원차관은 이날 서울조선호텔서 열린 주한외국은행단(FBG)회의에 참석, 외국계 은행들의 적극적 협조를 당부했다. 강차관은 『현 금융시장상황이 어렵기는 하나 정부가 금융기관 대외채무에 개별사안별로 보증을 설만큼 위험하지는 않다』며 『한국경제가 조기안정되도록 외은지점들이 적절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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