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미거듭땐 최악상황 초래 금융시장 안정위해 불가피”/정부해법 관련 비상한 관심대표적인 국책은행 가운데 하나인 산업은행이 최악의 위기국면에 빠진 국내금융시장을 안정시키려면 기아자동차 등 기아그룹을 「제3자 인수」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 정부당국의 기아해법과 관련하여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산업은행은 10일 「9월중 국내금리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기아그룹이 부도처리되고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특별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혼미를 거듭할 경우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에 최악의 상태가 초래되며 국민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업은행은 특히 『최근 산업생산과 실물경제지표가 양호한데도 실세금리가 폭등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경색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기아사태에 따른 불안심리 때문』이라고 분석한뒤 『이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기아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은 「제3자 인수」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제일은행과 산업은행 등 기아관련 채권금융기관들은 기아그룹처리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기아그룹의 자력갱생이 최대목표」라는 입장을 보여왔는데 주요 채권은행중 하나이자 대표적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기존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방안을 제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주요 경제현안을 처리하는데 있어 정부당국과 사전협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관행을 갖고 있다.
산업은행은 29일 부도유예협약이 만료된뒤 예상되는 기아사태 추이를 ▲부도후 법정관리 ▲자구노력에 의한 자력갱생 ▲제3자 인수 ▲사태해결 장기화의 4가지 시나리오로 분류, 금융시장과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들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했다.
산업은행은 4가지 시나리오중 기아의 자구노력이 실패하고 3자인수가 추진될 경우 국내금융시장과 외환시장 및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3자인수가 추진되면 실추된 국내경제의 해외신인도가 회복되고 조기에 금리안정을 달성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은 또 채권은행단의 경우 3자인수가 이뤄지면 인수업체에게 원리금상환을 유예하는 등의 특혜조치 때문에 수익성이 약화하는 어려움을 겪기는 하겠지만 추가로 지원되는 자금규모가 자력갱생때보다 훨씬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아가 자구노력에 의한 자력갱생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에는 「자구갱생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진다」는 전제가 충족되어야만 금융시장이 중장기적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분석됐다. 또 자력갱생이 성공하더라도 자구노력이 진행되는 도중에는 기아계열사는 물론 1만7,000여개에 달하는 1∼3차 기아협력업체들의 자금난과 생산활동 위축이 불가피해 금융권의 추가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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