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천년전부터 관련기록… ‘풍요의 병’ 분류지난 몇차례 영양부족으로 생기는 각기, 괴혈병, 구루병 등 「결핍성 질병」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런 질병은 의학적으로는 비타민 B₁·C·D 등 필수영양소의 부족 때문에 생긴다.
그러나 사회경제적으로는 가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즉 결핍성 질병의 치료와 예방은 각 질병의 원인과 발병메커니즘을 의학적으로 규명하면서 가능해졌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빈곤문제가 해결되면서 퇴치되기 시작했다. 결핍성 질병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영양과잉과 관련된 「풍요의 병」도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당뇨병이다. 물론 당뇨병은 유전적 요인이 크다. 또 영양과잉이나 비만없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일률적으로 풍요에 기인한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식생활이 풍요로운 사회나 연구집단일 수록 당뇨병 환자가 많은 점으로 미뤄 풍요병이라고 부르는 데에 무리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대부분의 종합병원에 「당뇨병 클리닉」이 설치됐다. 이는 풍요로운 식생활과, 이에 따른 당뇨병 환자의 증가를 반영하는 현상이다.
당뇨병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지만 몇천년 전부터 관련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고대 시대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뇨병은 오랫동안 의사들의 관심을 끌어 왔지만 아직도 규명하지 못한 점이 많아 「완치」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의학의 발달로 당뇨병의 진행을 대부분 억제할 수 있게 됐다.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발병 후 곧 숨졌을 수많은 사람이 큰 고통없이 거의 천수를 누리게 된 것이다.<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의사학>황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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