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번도 오지 않았던 본처·자식 나타나 유산챙겨/70대 동거 할머니 “1억은 돌려달라” 청구소68세의 나이에 두살 연상의 남자 B씨와 동거를 시작, 온갖 병수발을 하며 10년을 함께 살았던 A(78·여)씨는 10일 B씨가 숨진뒤 본처와 자식들에게 유산을 모두 빼앗겼다며 일부를 돌려달라는 약정금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제기했다.
A씨가 B씨와 동거를 시작한 것은 87년. 『본처와 사별하고 슬하에 아들 3명과 딸 1명이 있으나 모두 출가해 외로움을 달래기 힘들다』는 B씨의 말에 서로 의지하며 살기로 했던 것.
그러나 동거생활 7년만인 94년 B씨의 호적을 열람해 본 A씨는 세아들의 생모가 B씨의 처로 입적돼 있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헤어질 것을 요구하는 A씨에게 B씨는 『젊었을 때 첩으로 세아들의 생모이지만 헤어진 뒤 45년간 만난 일이 없고 아들이 자신 몰래 도장을 새겨 입적시킨 것』이라고 하소연하며 죽을 때까지 간병 등 수발을 하는 조건으로 1억원을 지불한다는 취지의 약정서까지 작성해주었다. 그동안 함께 살아온 정 때문에 간청을 거절치 못한 A씨는 중풍마저 겹친 B씨의 대소변을 받아주는 등 정성껏 간호했지만 B씨는 2월 숨졌다.
A씨가 B씨를 간병하는 10년여동안 그의 처와 자식들은 단 한번도 B씨를 찾아보지 않았지만 아들들에게 임종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영안실을 찾은 아들들이 『유품과 인감도장, 통장 등을 모두 내놓으라』며 행패를 부려 5억여원 상당의 유산을 그대로 넘겨주었다.<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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