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뇌·세포분열 등 사진에 담아「우리 속의 우주」(독일 츠바이타우젠트아인스 출판사 발행, 128쪽, 27마르크)는 전자현미경을 통해 오묘한 인간의 몸속을 탐험한다. 영국의 예술사가이자 박물관 큐레이터인 윌리엄 이윙이 첨단장치로 촬영한 인체해부도 모음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던 인체 내부의 신비한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왼쪽을 보자. 시커먼 구멍. 화산일까. 이글거리는 용암을 토해내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장면은 서너개의 적혈구가 동맥에서 모세혈관으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을 찍었다. 분화구처럼 보이는 거대한 구멍이 바로 모세혈관이다. 전자현미경으로 3,000배 확대한 것이다. 주변 동맥의 내벽 표면은 마치 낯선 행성의 언덕같다.
아래는 자두를 먹는 사람의 모습을 자기공명장치(MRI)로 찍은 것이다. 이 장치로 스캐닝하면 뇌와 같이 부드러운 부분을 잘 찍어낼 수 있다. 또 허파꽈리는 마티스가 그렸을 법한 춤추는 무희같고 안구의 단면 사진은 황량한 구름층을 연상시킨다. 다른 기관을 확대촬영한 것은 만화 주인공이나 초현실주의적인 그림을 생각나게 한다.
사진은 대부분 과학자들의 작품. 광학현미경은 물론 전자현미경 컴퓨터단층촬영장치 자기공명장치 등 온갖 하이테크 촬영장치를 활용, 인체표면에서부터 감각기관 연결조직 근육 순환기 소화기 뇌 신경조직 생식기 면역체계 세포분열 과정 등을 담았다. 원래 의도는 인체구조와 각 기관을 해부학적으로 정확히 밝혀내는 것이었지만 그 특이한 아름다움은 신비롭기만 하다. 이윙은 바로 이 점에 착안, 예술사진집 형태로 책을 엮었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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