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설득 묘수없어 교착 타개 어려울듯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잇단 유혈사태로 궤도를 벗어난 중동 평화과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첫 중동 방문길에 올랐다. 그는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일주일간 팔레스타인자치지역과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순방할 계획이다.
이번 방문의 주목적은 막다른 길에 봉착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 일이다. 이를 위해 두 당사자인 벤야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대통령)을 설득하고 대화 분위기 조성에 주변 아랍국의 협력을 구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국무장관으로서의 능력을 총체적으로 검증받는 시험대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해 그의 임무는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불가능한 임무)」이 될 전망이다. 우선 올브라이트는 아라파트에게 테러 혐의자들을 체포하고 그들의 근거지를 없앰으로써 이스라엘의 안전을 보장하도록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그가 아라파트를 무조건 밀어붙일 수도 없는 형편이다. 사태에 대한 책임의 일단은 유대인정착촌 건설 등을 강행한 이스라엘측이 지고 있는데다 「평화의 동반자」인 아라파트가 흔들릴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뾰족한 묘수」는 없다. 네탄야후 총리에게 「평화와 땅의 맞교환」이라는 오슬로 평화협정의 원칙 준수를 재차 확인할 예정이지만 그가 귀담아 들을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따라서 올브라이트의 이번 방문은 『미국이 여전히 중동의 평화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전시활동에 그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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