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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지서 쓸쓸한 최후/모부투 전 자이르 대통령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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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지서 쓸쓸한 최후/모부투 전 자이르 대통령 사망

입력
1997.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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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5월 카빌라에 축출돼모부투 세세 세코전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이 망명지인 모로코 라바트의 모하메드 V군병원에서 7일 사망했다. 향년 66세.

모로코 국영 MAP통신은 이날 밤 전립선암을 앓고 있던 모부투가 잇단 수술때문에 체중이 40㎏으로 준 상태에서 병세가 다시 악화해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의 가장 교활한 독재자」인 모부투는 아프리카의 부국 구 자이르를 32년간의 독재를 통해 최악의 빈곤·부패국으로 전락시킨 장본인이다. 50년대 루붐바 초대 총리가 이끄는 콩고민족운동(NCM)에 참가하면서 부상한 그는 65년 쿠데타로 집권한 뒤 반역혐의로 각료 4명을 공개교수형에 처하고, 자신이 조직한 인민혁명운동(MPR) 외에 모든 정당활동을 금지시키는 가혹한 독재를 펼쳤다. 그는 유럽식 복장을 금지하고, 만찬에서도 조상들에게 술을 바치는 의식과 아프리카 전통의 북치는 의식을 도입하는 등 제한적 「민족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표범가죽 모자를 항상 쓰고다니며 자신을 신격화한 그는 구리가격 붕괴와 계속되는 석유 파동, 국영화 계획의 실패로 국가 경제가 파탄지경으로 기우는데도 사치를 일삼았다. 그는 4,500만 국민이 빈곤과 기아에 허덕이는 동안 전국에 11개의 호화 궁전을 지었으며, 개인 재산도 구 자이르 전체 외채의 70%에 해당하는 70억달러나 긁어모았다.

91년 미국 등 서방이 민주회복을 요구하며 자이르와의 협력중지를 선언하자 기울기 시작한 그는, 5월23일 로랑 카빌라 현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이 이끌었던 「국민저항군(반군)」에 쫓겨나 3개월여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이방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았다.<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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