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호」의 새로운 선장이 된 이회창 대통령후보는 중심을 제대로 잡지못하고 있다. 배에 함께 타고 있는 선원들이 뱃머리를 잡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주격인 당총재는 의욕을 잃은 듯 아리송한 행보를 하고 있다. 격랑을 헤쳐가는 신한국호는 점점 혼돈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이것이 7·21경선이후 신한국당의 현주소이다. 격랑을 헤쳐가느라 배에 물이 들어오고 있지만 대다수 선원들은 팔짱만 끼고 구경 하고있다. 신한국당이 왜 이같은 지경에 이르렀을까.
표면상으로는 이대표 두 아들의 병역문제로 빚어진 그의 지지도 하락이 첫번째 동인이다. 경선이후 지금까지 여당이 무기력현상을 빚어온 것은 이대표가 「병역수렁」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데다, 경선후유증을 조기에 추스리지 못한 여권 지도부의 정치력 한계 탓이다.
이런 와중에 비주류측 일부가 후보교체론을 제기하고 독자출마를 검토하는 등 여권 권력속성상 있을 수 없는 희한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경선과정에서 수차례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서약한 경선주자중 일부는 그 서약을 까맣게 잊은듯 후보 깎아내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당안팎에서는 서약도 못지키면서 무슨 낯으로 국가지도자가 되겠다는 것인지 한심스럽다는 비아냥이 들리기도 한다. 이러니 국민들의 눈에는 신한국당이 「콩가루 집안」으로 비쳐지고 있다.
신한국당의 이런 모습은 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의 지도력과도 무관치않은 것 같다. 이대표에게 총재직을 이양할 때까지는 당의 결속을 강화 할 책임이 그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김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이대표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왔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선 김대통령의 지원의지가 확고하지 않다며 의구심을 갖고 있는듯 하다. 어떤 사람은 애초부터 김대통령이 이대표에게 애정을 갖고있지 않았다는 감정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여권의 혼돈상태가 어느 지경까지 갈지 국민들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관심의 원천이 흥미일지, 안타까움일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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