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등 “10대 모방흡연 초래” 자제 촉구할리우드 영화 속 주인공들이 시도때도 없이 담배를 피워대자 급기야 워싱턴이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클린턴 행정부는 영화 속 스타들이 담배를 피울때마다 이를 모방한 10대들의 흡연률도 증가한다는 통계가 나옴에 따라 영화 속 흡연 자제권고와 함께 할리우드와 담배회사의 결탁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올여름 히트작인 「맨 인 블랙」 「내 친구의 결혼」 「페이스 오프」 및 「배트맨과 로빈」을 비롯해 심지어 디즈니의 만화영화인 「헤라클레스」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골초들. 이들 영화의 주인공들인 존 트래볼타, 토미 리 존스, 줄리아 로버츠, 아놀드 슈워제네거 및 만화속 하데스까지 열심히 담배를 피고 있다. 이중에서도 왕골초는 트래볼타. 그는 「펄프 픽션」 「겟 쇼티」 「브로큰 애로우」 「마이클」(여기서는 천사로 나와 흡연한다) 「페이스 오프」 및 지난 29일 개봉된 「그녀는 참으로 아름다워」 등 최근 자신이 출연한 모든 영화에서 흡연하고 있는데 트래볼타는 실제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나온 영화 중 77%의 주인공들이 흡연을 했는데 이런 추세는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에 앨 고어 부통령은 올해초 LA에서 영화사 및 TV간부들과 모임을 갖고 영화나 TV에서의 흡연장면을 절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10대 금연캠페인에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힐러리 클린턴. 힐러리는 얼마전 올여름 빅히트작인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내 친구의 결혼」을 찍어 이 영화야말로 무모하게 흡연을 조장하는 영화라고 공격했다. 힐러리는 『줄리아 로버츠가 영화 내내 담배를 피운다』면서 『우리의 2세들이 받아들일 메시지에 큰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이 10대 흡연을 염려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4년반동안 미국 10학년생의 흡연률은 30%, 9학년생은 무려 4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워싱턴의 이같은 공격에 대해 할리우드는 아직까지는 미온적인 태도. 영화인들은 『영화 속 흡연은 연기의 하나일 뿐』이라며 『흡연묘사도 표현의 자유 중 하나』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어쨌든 워싱턴은 할리우드의 흡연에 계속 제동을 걸겠다는 자세인데 도나 샬라라 보건후생부장관이 최근 연예계 고급간부들을 만나 정부의 우려를 전달한 데 이어 법무부는 이미 할리우드와 담배회사간의 결탁 여부에 대해 수사에 들어갔다.<박흥진 미주본사 칼럼니스트 편집위원>박흥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