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일본총리의 3박 4일간의 중국방문은 표면적으로는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양국이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을 완전히 해소하는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하시모토 총리는 이번 중국방문에서 장쩌민(강택민) 국가주석을 비롯해 리펑(이붕) 총리, 차오스(교석) 전인대 상무위원장, 주룽지(주용기) 부총리 등 중국의 지도자들을 만났다. 그는 또 일본총리로는 처음으로 7일 과거 일본이 괴뢰정권을 세웠던 만주지역인 선양(심양)과 다롄(대련)을 방문하기도 했다. 일본측은 하시모토 총리의 방중이 중일 국교정상화 25주년을 앞두고 「21세기 양국관계 격상」에 비중이 있으며 실제로 양국 정상이 매년 상호방문에 합의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시모토 총리는 최대 쟁점인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문제는 지리적 개념이 아닌 상황적 개념이며, 과거사에 대한 사과문제도 95년 입장을 재확인하는 교묘한 언변으로 회피해갔다.
하시모토는 특히 중국측이 「수용불가」를 천명한 가이드라인의 유사시 대만 지역 포함은 『지리적 개념이 아닌 상황적 개념으로 중국도 대만문제를 평화적으로 처리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과거사문제에 대해서도 하시모토는 「깊은 유감과 사과」를 표명한 95년 무라야마(촌산) 총리의 선언이 현정부의 공식입장임을 재확인했다.
하시모토 총리는 이번 방중기간에 엔차관 공여계획에 서명하고 일본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지지한다는 등 경협가속화라는 「당근」으로 중국측의 불만을 일단 잠재우는 데 성공했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양국간 경협분야에서는 진전이 있었지만 정치·안보측면에서는 상호 견제속에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또다시 입증된 셈이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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