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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관점의 특이한 연주”/피아니스트 주형기씨 고국무대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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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관점의 특이한 연주”/피아니스트 주형기씨 고국무대 데뷔

입력
1997.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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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국제음악제 초청연주97 서울국제음악제(8월25일∼9월11일 예술의전당) 초청연주자 중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낯선 얼굴이 한 명 있다. 피아니스트 주형기(24)씨. 4일 원로지휘자 임원식씨의 지휘로 KBS교향악단·서울시향 연합오케스트라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함으로써 고국에 데뷔했다. 지난해 런던 바비컨센터에서 열린 거장 예후디 메뉴힌의 80세 생일 기념음악회에서 메뉴힌의 지휘로 협연했던 곡이다. 영국서 나고 자라 유럽에서 활동하다 처음 한국에 왔다.

이날 연주를 들은 피아니스트 신수정(경원대 음대학장)씨는 『굉장히 개성적인 연주자다. 피아노의 음색이나 프레이징(악구 처리), 다이내믹 등 피아니스틱한 면보다는 전체 구조에 더 관심을 둔, 작곡가 관점의 연주』라고 평했다. 10세 때부터 작곡을 해온 그에게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트라운퇴네 페스티벌에서 피아노연주 뿐 아니라 자신이 작곡한 관현악 서곡을 지휘, 지휘자로도 데뷔했다.

첫 고국방문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특별한 느낌」이라는 그는 언젠가 자신이 배운 것을 한국의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집안이 넉넉치않은 그에게 많은 선생님들이 무료레슨을 해줬다.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메뉴힌의 음악영재학교에 다니던 16세 때 스트라빈스키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하면서부터. 이후 연주제의가 많았지만 공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거절, 93년 대학(미 맨해튼음대) 졸업 후 비로소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젊은 남성 피아니스트로는 오랫만에 등장한 기대주 주형기씨. 머잖아 독주회가 열려 그의 전모를 보게 되기를 바란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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