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9일새 순매도액 2,000억 육박/발빼기행보에 투자자들 촉각 곤두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은 요즘 한국증시를 어떤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투자매력을 상실한 것일까, 아니면 가능성은 남겨두고 있는가.
최근 9일간 외국주식투자자들의 순매도액이 2,000억원에 육박하면서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다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증시는 여전히 외국인들의 동향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속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순매도행진이 멈추지 않을 경우 고비를 넘긴 주가가 다시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6일 증권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외국인들의 순매도행진은 5일까지 8일동안 계속돼 이 기간동안 무려 1,99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9월중 예정)가 있기 전에는 외국인들이 투자종목을 조정하기 위해 주식매도물량을 늘려오기는 했으나 요즘처럼 순매도액이 급증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외국인들은 6일의 경우 110억원의 주식을 사고 55억원어치를 팔아 5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외견상으로는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토요일 반장인 6일에는 거래량이 평일의 3분이 1 수준에 불과하고, 토요일에는 외국인들의 상당수 거래가 증권사들의 대리매매일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들의 순매도행진은 여전히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의 발빼기행보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낙관론보다는 「조건부 비관론」이 우세하다.
우선 낙관론자들은 외국인의 이상징후는 원화의 일시적인 가치하락에 따른 도피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분석한다. 순매도액의 상당부분은 외국인투자한도 확대를 앞둔 사전포석이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또 정부와 한국은행이 환율안정에 힘을 쏟고 있고, 외국인들이 동남아에서는 한국증시를 여전히 비교우위에 놓고 있기 때문에 순매도행진은 단기간내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것이 낙관론의 요지이다.
그러나 비관론의 목소리가 더 커 보인다. 비관론은 외국인을 움직이는 2가지 동인인 환율과 증시전망중 어느 하나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원화 대비 달러환율은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금융연구원이 93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을 만큼 안정세회복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외국인들은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증시이탈을 보다 가속화할 수 밖에 없다.
또 경기회복 지연, 원화가치하락에 따른 기업들의 수익감소 등으로 증시의 앞날도 밝게 볼 수없기 때문에 외국인들을 붙잡아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심충보 투자전략실장은 『현재로서는 외국인들이 한국증시에서 철수하고 있다는 징후는 없지만 중단기적으로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물량을 줄일 가능성은 있다』면서 『그러나 대기업의 부도가 재발해 금융시장이 또 휘청거릴 경우 외국인들이 대거 철수할 공산도 크다』고 전망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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