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의 성녀 큰별 지고 영국의 장미 영원히 잠들다” 세계가 애도세계는 지금 애도의 물결이다. 「빈자의 성녀」라고 불리는 테레사 수녀가 5일 영면했고, 「국민의 여왕」으로 칭송되는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의 장례식도 6일 치러졌다.
테레사 수녀는 이날 다이애나의 장례식을 맞아 특별기도를 올릴 계획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례식이 채 거행되기도 전에 테레사 수녀는 눈을 감았다. 테레사 수녀는 지난달 31일 다이애나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자 누구보다도 애통해 하며 조의성명을 발표했다.
테레사 수녀와 다이애나. 서로 어울릴 수 없을 것같은 이들은 일반인들의 상식을 뛰어넘어 매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젊고 큰 키에 건강하며 화려한 의상에 각종 스캔들을 일으키며 세계의 이목을 끌어온 다이애나. 늙고 작은 키에 가진 것이라고는 허름한 짐 보따리 2개와 금방 쓰러질 것 같이 허약한 체구의 테레사 수녀. 어떻게 보면 테레사 수녀와 다이애나는 동전의 앞과 뒤일 수도 있다. 다이애나가 92년 인도의 「사랑의 선교회」를 방문, 테레사 수녀를 만났을 때 두사람은 서로의 뜨거운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테레사 수녀는 다이애나가 비록 숱한 염문을 뿌리고 다니기는 했으나 가난하고 힘없고 병든 이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진심을 읽었다. 다이애나의 선심이 테레사 수녀의 눈에 비친 것이다. 이후 이들의 교우는 계속됐고 테레사 수녀가 심장발작 등으로 쓰러졌을 때 다이애나는 쾌유를 비는 기도를 하기도 했다.
테레사 수녀가 6월 미국 뉴욕의 흑인 빈민가로 옮겨가자 다이애나는 직접 그를 뒤따라가 건강상태를 확인하기도 했다. 다이애나는 테레사 수녀에게 그동안 자신이 참여해 온 암환자 돕기, 에이즈 퇴치, 대인지뢰 금지운동등을 설명했고 테레사 수녀는 그를 격려했다. 늙고 병든 테레사 수녀는 젊고 건강한 다이애나가 자신을 대신한 「사랑의 전도사」로서 세계 각국을 돌며 사랑을 전파하기를 희망했을 것이다. 다이애나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은 탓일까. 테레사 수녀는 다이애나의 장례식을 눈앞에 두고 그가 앞서간 길을 따라 하늘나라로 향했다. 두 사람 모두가 빈 손이었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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