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김윤환 고문이 20여일간의 외유를 마치고 7일 귀국한다. 『허주(김고문 아호)가 밖에 나갔다 오면, 뭔가 들고 온다』는 주위 정객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그의 귀국에는 요모조모 들여다 볼 대목이 적지않다.외유에 나설 때 적지 않은 곡절이 있었고, 그가 나가있는 동안 당은 지지도 하락, 내부 갈등으로 휘청거렸다. 또한 여권 일각에서 보수대연합론이 제기되고,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내각제 개헌을 전제로 한 대선연기론을 던지는 등 대선환경의 저류도 심상치 않다. 경쟁구도에서는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이회창 대표를 시종 압도하는 형국이다. 여권의 입장에서는 어느 것 하나 낙관할 수 없는 난국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김고문은 총체적 위기에 돌아오는 셈이다. 역설적으로 위기상황이기에 김고문의 귀환이 돋보이는 측면도 있다. 지난달 14일 외유에 나설 때, 이대표 측근들은 「허주의 2선후퇴」를 주장, 그의 심기를 괴롭혔다. 사실 김고문이 느닷없이 외국으로 나간 이유는 자신의 위치를 둘러싼 온갖 논란들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대표 주변의 그 누구도 감히 「2선후퇴」를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김고문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하는 소리가 높다. 당은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그의 반경은 훨씬 넓어진 것이다.
요동치는 대선구도에서 김고문의 선택은 일단 하나로 요약할 수 있다. 이대표를 적극적으로 지원, 판세반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후보교체론에 대해서도 그는 특유의 어법으로 「말이 안되는 것 아닌가」라고 쐐기를 박을 것이라는게 주변의 일치된 얘기다. 그가 보수대연합을 시도한다 해도, 이는 이대표를 지원하고 정권재창출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김고문이 이대표의 지지 전선에서 서둘러 앞장서지는 않을 것 같다. 그는 「준비운동」이 큰데다 여지를 남겨두는 정치인으로 호가 나있다. 따라서 김고문은 대표직 등 구체적 역할을 맡을 때까지는 일단 묵직하게 좌정하고 간간이 이대표를 돕는 발언을 하는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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