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길 뜻밖 암초2000년 미국대선의 민주당 주자로 유력시돼온 앨 고어 부통령이 지난해 대선자금모금의 적법성 시비에 걸려 휘청거리고 있다. 4일부터 속개되는 의회청문회가 민주당의 불법선거자금모금에서 고어 부통령이 담당했던 역할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어서 그로서는 대선가도의 최대 암초를 만난 셈이다.
논란의 초점은 고어가 지난해 4월29일 선거자금모금을 위한 캘리포니아의 한 불교사찰행사에 참석했다는 사실. 공화당은 종교단체를 이용한 선거자금모금을 금지한 관련법을 들어 고어를 집중 공격하고있다. 고어는 14만달러를 모금한 이 행사를 단순한 자선활동으로 알고 참석했다며 불법행위를 부인했다.
백악관측은 청문회에 대비하기 위해 2일 고어 부통령이 이 행사의 성격을 모른 채 참석했다는 사실을 입증할만한 관계자들의 메모와 전자메일 등 자료를 서둘러 공개했다. 하지만 차기주자를 보호하려는 백악관과 민주당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어측이 청문회에서 공화당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공화당은 이번 기회를 통해 차기 대선의 유력한 후보에게 결정적인 상처를 입힌다는 전략에 따라 사찰의 관련 승려들을 면책조건으로 증언대에 세울 계획이며 고어의 핵심참모들도 소환할 예정이다. 선거자금청문회는 공화당의 대선예비주자이자 고어와 동향인 테네시주출신 프레드 톰슨 상원의원이 주도하고 있어 공세는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민주당내에도 게파트 의원 등 경쟁자를 갖고있는 고어가 이번 청문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자칫 대선항로에 나서지도 못한 채 좌초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바로 백악관 관계자들이 이번 청문회를 『핵폭탄』이라고 부르는 이유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워싱턴=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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