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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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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신문들은 일본 와카야마(화가산)현 시모쓰(하진)라는 지방 소도시의 12년 7개월간에 걸친 피 눈물나는 재정재건 노력을 보도했다. 인구 1만5천6백명의 이 소도시는 84년 11월 출납담당 책임자가 일반회계와 맞먹는 30억엔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재정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한푼이 아까운 재정재건 노력이 시작됐다. 재정담당자들은 경비 절약을 거듭해 2억엔을 마련, 빚을 갚았다. 85년 봄부터는 공공사업 투자를 전년도의 반으로 줄이고 착공직전의 커뮤니티센터 건설도 중지하는 등 독자적인 사업을 완전히 포기했다. ◆인건비도 행정직 부장제를 폐지, 부장을 과장으로 강등시켜 줄이고 관리직 수당도 깎았다. 1년간 청사의 냉난방도 아예 꺼버리고 복사기 사용도 절제하며 볼펜도 잉크가 마를 때까지 완전히 사용했다. 많지도 않은 의회 의원 수를 4명이나 줄여 예산을 절약했다. ◆이것도 부족, 일용직 고용과 출장때의 택시이용도 금했다. 주민들이 세금을 횡령하고 부담을 주민들에게 떠넘긴다고 항의하고 나올 것에 대비, 직원들이 주민들의 집을 일일이 방문해 이해를 구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지난 6월 모든 빚을 갚기에 이르렀다. ◆지방자치단체 직원들이 지방세를 횡령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고 자치단체가 조그마한 사업을 할 때도 중앙의 도움부터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요즘 서울시의 축구전용경기장 건설 진통도 중앙의 지원을 둘러싼 신경전이라고 할 수 있다. 말이 지방자치지 스스로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 우리 지방자치의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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