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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참사와 흡사했다/베트남기 추락­사고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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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참사와 흡사했다/베트남기 추락­사고원인

입력
1997.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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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스콜 한치앞도 안보여/관제결함 재착륙중 논바닥 “꽝”대한항공 801편 괌 추락사고로 인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대형사고로 애꿎은 인명들이 희생됨으로써 항공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베트남 항공기의 추락사고는 초동조사결과 지난달 6일의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 당시와 여러 상황이 너무나 흡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계를 분간할 수 없는 최악의 기상조건과 관제시설을 포함한 공항시설의 미비 등이 그것들이다. 우선 두 사고 모두 폭우가 쏟아지는 악천후에서 일어났다. 괌 사고당시 갑작스러운 돌풍과 함께 내린 강한 소나기가 시계를 가리는 바람에 조종사가 활주로를 육안으로 보지 못한채 착륙하다 아가냐 공항에서 5㎞가량 못미친 니미츠힐에 추락했었다.

이날 프놈펜의 포첸통공항의 기상도 다를 것이 없었다. 목격자들은 사고 직전 갑자기 먹구름을 동반한 이 지역 특유의 스콜이 쏟아지면서 한치 앞도 제대로 볼 수 없을 만큼 시계가 극히 불량했다고 전했다. 이런 기상 속에서 베트남항공 815편은 1차 착륙에 실패한뒤 곧이어 재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벗어나면서 인근 논바닥에 그대로 추락했다.

공항관제에 결함이 있었다는 점도 유사하다. 괌 사고는 공항의 글라이드슬로프와 최저안전고도경보시스템(MSAW)이 고장나 항공기 관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사고를 막지못한 결정적 원인으로 밝혀졌었다.

포첸통공항은 지난 7월초 캄보디아 내전과정에서 공항시설물 대부분이 파괴되고 기기가 약탈당하면서 관제시설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만큼 망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이 공항에는 평소 6개 항공사가 정기취항하고 있었으나 현재 타이, 말레이시아항공 등 3개사는 아예 취항을 중단한 상태다.

특히 이같은 관제시설 미비로 이번 사고항공기는 공항주변의 기상정보조차 전달받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김포공항 기상대가 이날 사고직후 포첸통공항에 사고당시의 기상실황을 조회해 본 결과 「데이터 없음」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모든 공항은 당연히 자체 기상관측소를 운영하고 있으나 포첸통공항에는 캄보디아 정부의 기상관측소가 아예 없어 미국의 기상위성 자료를 전송받아 항공기 관제에 사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이번 사고항공기는 그동안 여러차례 사고를 빚었던 문제항공기종이라는 점이 다르다. 또 조종사들의 교육수준이나 숙련정도 등도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남경욱 기자>

◎사고원인/사고 베트남 항공/88년에도 동종기 방콕 공항 추락

3일 추락사고를 낸 베트남항공은 베트남 국내 22곳과 해외 23개 지역에 취항하고 있는 국영항공사이다.

베트남항공은 88년에도 이번 사고기종과 같은 TU(투폴레프)134기가 방콕국제공항에서 추락, 80명이 사망하는 사고를 냈었다. 또 지난 92년에는 국내선 항공기인 야크40기가 추락, 21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그러나 저개발국 항공사들 중에서는 그래도 안전도가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 에어버스 A320기 10대, 보잉 767―300기 4대, ATR 72기 6대, 포 커70기 2대와 이날 사고기종인 투폴레프134기 3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항공은 최근 자국의 개방정책의 영향으로 탑승객 수요가 크게 증가, 지난해 2백50만명, 올 상반기에 이미 1백30만명을 기록하는 등 베트남 국영기업중 최대 흑자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베트남항공은 이에 힘입어 꾸준히 새항공기를 도입하고 최근에는 프랑스와 호주 등에 조종사를 파견, 연수시키는 등 적극적인 사세확장 정책을 펴고 있다.<윤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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