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0’ 무레인 경주로/4자구도여 주도권 약화·여야 대결 겨우 명맥/5자구도가설·통념 붕괴 후보간 대항전 변질「97 대선」은 그 어느때보다 혼미한 상황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4자구도가 될지, 5자구도가 될지, 아니면 그 이상의 다자구도가 될지는 예단할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결코 단순구도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더욱이 여권의 분열조짐까지 나오고 있어 향후 대선정국은 그야말로 예측불허이다. 대선구도와 그에 따른 후보간 득실 등을 집중 연구해 본다.<편집자 주>편집자>
대선구도가 혼미하다. 현재도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자민련 김종필 총재, 민주당 조순 총재가 출마를 선언, 복잡한 4자구도가 형성돼 있다. 여기에다 이인제 경기지사가 출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5자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4자구도건, 5자구도건 다자구도의 경우 대선정국의 흐름이 얽히고 설킬 수 밖에 없고 판세 또한 예측하기 힘들게 된다. 이중에서도 5자구도는 기존의 가설, 통념으로는 분석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미묘해질 전망이다.
지금의 4자구도는 어느 정도 여야대결의 성격을 띠고 있다. 더욱이 이회창 대표가 정치쇄신이라는 도전적 전략을 거둬들이고 보수세력의 연합, 영남표 확보에 주력하는 전략으로 기울고 있어 여야대결 구도가 보다 명료해지고 있다.
물론 13대(87년), 14대(92년) 대선과는 다른 측면도 적지 않다. 당시에는 1여3야의 구도인데다 여야의 차별성이 확연했으며 여당후보가 앞서고 야당후보들이 추격하는 양상이 전개됐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대중 총재가 강세를 보이고 이회창 대표는 2위나 3위를 기록하고 있어 여당후보의 대선정국 주도력이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순 서울시장의 표가 야당표보다는 오히려 여당표와 중첩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여야의 구별이 상대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만큼 표의 흐름을 예측하기 힘들다.
5자구도는 더욱 혼미하고 복잡하다. 한국일보사와 한국 리서치가 조사한 지난달 30일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인제 지사가 출마하면 당장 25.6%를 획득, 2위로 올라선다. 이지사 출마로 김대중 총재의 지지도는 2.2%, 이회창 대표의 지지도는 6.3%, 조순 시장의 지지도는 5.1% 감소한다. 따라서 이지사의 출마는 이회창 대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며 여당후보의 대표성 논란마저 불러일으킬 공산이 크다. 아울러 대선의 성격이 여야대결에서 후보간 대결로 변질되고, 정권재창출이나 정권교체라는 기존의 대선테마 외에 세대교체라는 전혀 다른 테마가 제기된다.
이지사의 출현은 여권내부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고 나아가 후보간, 정파간 합종연횡을 촉진할 수 있다. 따라서 대선변수가 훨씬 많아지고 그 변수에 따라 판세나 정국의 흐름도 좌우되는 그야말로 난전의 구도가 될 전망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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