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의 사고당시 현장에서 체포된 파파라초 7명이 2일 검찰에 기소되어 본격적인 사법절차를 밟게 됐으나 재판을 통해 실형을 받게 될지는 불투명하다. 프랑스 검찰은 이날 이들 전원을 과실치사 및 긴급구조 외면 혐의로 불구속 기소, 재판에 회부하기 위한 최초의 조치를 취했다. 검찰은 이들을 즉각 구속하려 했으나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는 바람에 일단 출국금지령과 함께 석방(2명은 보석)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따라 파파라초들에 대한 정식 재판여부는 법원측으로 넘어가 앞으로 판사의 추가조사를 통해 결정되게 됐다.유죄가 인정될 경우 이들에게 최고 징역 5년과 50만프랑(7,400만원)의 벌금부과가 가능하나 재판 과정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뿐 아니라 무엇보다 현재로선 명백한 증거가 부족해 실형선고가 회의적인 것으로 전망된다. 판사가 이날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무엇보다 파파라초들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을 유발하고 사고직후 구조를 외면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인정하더라도 기소된 7명이 문제의 장본인들인지 여부조차 미지수다. 일부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승용차를 바짝 추격했던 파파라초(10∼15명으로 추정)들중 대부분이 현장촬영 후 재빨리 도주했으며, 뒤늦게 도착해 사진을 찍다가 경찰에 체포된 파파라초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파파라초측의 한 변호사는 『사고발생후 7분뒤에 현장에 도착해 경찰의 사고처리 모습을 촬영한 파파라초까지 억울하게 기소됐다』며 『정부가 외교관계와 국민정서를 의식해 여론재판식으로 몰아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소된 7명중에는 한때 AP통신사의 정식 카메라기자로 89년 천안문사태 당시 세계적인 특종사진을 촬영해 명성을 얻은 자크 랑그뱅도 포함되어 있다. 검찰이 수사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기소된 파파라초들측에서는 억울한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석연치 않은 점들이 많아 앞으로 사법절차에 큰 논란이 예상된다.<파리=송태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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