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금융시장 먹구름 언제 걷히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금융시장 먹구름 언제 걷히나

입력
1997.09.03 00:00
0 0

시중실세금리와 원화환율, 주가가 2일 오랫만에 안정세를 되찾는 모습이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위기를 넘겼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시적인 외부의 지원으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을 뿐, 언제 폭발할지 몰라 위기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금리/대기업 추가부도설 등 확산/당분간 고공행진 계속될듯

증권시장과 외환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자금시장 역시 잔뜩 위축되고 있다. 7월까지만해도 11%대를 유지했던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2일 12.30%까지 올라가 있다.

정부당국은 추석이 지나 9월말이 되면 기업들에 나갔던 자금이 시장으로 회수돼 금리가 11%대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9월말 이후에도 실물경제가 크게 나아지지 않는한 12.50%수준의 고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금리 급등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는 시장이 안정되서라기 보다는 매매자체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당국은 시장 자금사정은 전반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5∼6개 재벌그룹을 제외하고는 회사채 거래가 안돼는 등 자금이 제대로 회전하지 않고 있는게 문제라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지금도 명동 금융가에는 대기업 추가부도설이 나들고 있을 정도다. 일부 종금사들은 여신을 회수하지 않겠다는 자율결의를 깨고 신용이 불안한 몇몇 중견그룹을 대상으로 대출을 회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그룹은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도 못하고 있다. 악성루머에 휘말리면 더 큰 화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경기회복 어렵다” 불안팽배/연말 920원대 폭락 우려도

당국의 강력한 안정의지에도 불구하고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일 개장과 동시에 전날 고시된 기준환율보다 40전이 높은 904원60전으로 시작한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이던 905원대를 돌파하고 한때 906원 80전까지 도달하기도 했다. 막판에 정부개입설이 나돌면서 905원대로 환율은 다소 하락했지만 외환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해 언제 다시 뛸지 모를 지경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원화환율이 연말에 920원대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할 정도다. 원화가치가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환율이 급등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제수지악화와 금융기관의 신용도하락으로 외화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기아사태 등 실물부분의 문제의 해결없이는 경상수지도 기대만큼 좋아지지 않으리라는 불안심리가 깔려있는데다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가 충분치 않아 당국의 환율방어가 실패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는 실정이다. 경기회복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도 강하다. 여기에 증시 이탈자금이 달러 매입에 나서고 있는데서도 영향을 받고 있다.

국제외환시장에서의 달러강세도 한몫을 하고 있다. 미국달러화에 대한 엔화환율은 2일 도쿄환시장에서 달러당 121엔대를 돌파,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였다. 엔화도 약세국면으로 돌아선 것이다.<김준형 기자>

◎증시/주변여건 개선안돼 하락세 진정 일시적/재폭락 가능성 여전

정부가 증시부양책마련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일 주가는 7일간의 폭락장세를 마감하며 오름세로 돌아섰다. 최근 4일간 1,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투자자들의 투매현상이 계속됐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주식매입에 본격 나서는 등 투자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6.58포인트나 상승했다.

그러나 주가하락이 종지부를 찍었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주가폭락을 가져온 금리와 환율이 여전히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금리와 환율은 정부의 개입으로 일시적인 안정세를 되찾기는 했으나, 기본적인 여건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정부의 지원이 약효를 잃으면 다시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증권전문가들은 금리와 환율이 다시 불안해질 경우 외국투자자들의 이탈은 계속될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른 투자분위기 위축으로 주가가 다시 폭락할 공산도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추가폭락의 마지노선은 630선으로 보고 있으며, 그 이하로 하락할 경우에는 신용담보가 바닥나는 등 최악의 상황에 달해 증시가 붕괴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유증권 김경신 이사는 『외국투자자들의 움직임에 동요하지 않도록 증시의 체질을 강화하지 않으면 외부여건변화에 따라 요즘과 같은 위기가 재현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김동영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