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대 이례적 대규모 개최/중·하위권대선 행사무산 사태경기침체로 유례없는 취업난이 불가피해지면서 상위권 대학과 중·하위권 대학간, 서울과 지방간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기업들의 올해 채용예정인원이 예년에 비해 급감하자 서울대 연·고대 등 상위권 명문대학들마저 사상 최초로 채용박람회를 경쟁적으로 유치하면서 중·하위권 대학들은 매년 개최해 오던 채용박람회에 참가업체를 구하지 못해 행사를 포기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몇몇 대학들은 합동구직행사를 준비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기업들의 반응이 시들해 울상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방대의 경우 더욱 심해 아예 웬만한 기업들의 구인정보조차 제대로 접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가 개교이래 처음으로 30대그룹이 참여하는 채용박람회를 10월6∼8일 사흘간 개최키로 한 데 이어 고려대도 한국대학신문사와 인턴사 등의 협조를 받아 이달 29, 30일과 내달 7, 8일 두차례에 걸쳐 대규모 채용박람회를 개최키로 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명문대학 간판만 믿고 뒷짐지고 있기에는 취업상황이 너무 나쁘다』며 『이미 30대그룹 계열사를 포함, 공사와 금융권 등 74개 업체가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경희대 등도 9월과 10월중 채용박람회를 개최키로 했다.
이에 반해 성신여대는 94년이래 매년 전국 여대생을 대상으로 개최해 오던 「여성취업박람회」를 올해에는 포기했다. 성신여대 학생과 관계자는 『기업체들이 구미에 맞는 상위권 대학 취업박람회에 여기저기 참가하다보니 중하위권 대학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며 『부득이 올해에는 취업한 졸업생 등을 초청해 설명회를 듣는 자체행사로 대체키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대는 졸업준비위원회 등 학생자치회와 함께 22∼26일 5일간 한성대 덕성여대 등 서울 북부지역 13개 대학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대학자체 취업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다. 당초 모 취업관련기관에 공동개최를 타진했지만 난색을 표해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키로 했다. 그러나 참가의뢰를 요청한 1백40여개 업체중 지금까지 참여의사를 밝힌 곳은 중소업체 20여곳에 불과하다.
5개 대학 취업박람회 준비실무를 맡고 있는 한국대학신문 장규용(29)씨는 『불황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기업 홍보효과만을 위해 비용을 들여가며 여러군데에서 취업설명회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중·하위권 대학은 행사를 준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취업정보지 월간 리크루트에 따르면 98년 2월 졸업예정자중 취업희망자 17만2천여명, 취업재수생 12만5천여명, 이미 취업한 사람중 전직희망자 2만여명 등 대졸 구직자는 총 31만7천여명에 이르나 올 하반기 채용규모는 7만8천여명뿐이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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