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 시세 작년말대비 서울 10.5% 수도권 17% 올라/가격주도 특정지역 주목 ‘비수기 실종’에 유의해야/전세도 내년이 2년 주기 완만 상승불구 파동 가능성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부동산 값 상승을 주도하는 아파트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쏟아놓는 대형 매물들속에서 매매가 뚝 끊기는 등 침체기에 빠져 있다고 하지만 아파트 시장은 예외없이 가을철을 맞아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기관인 부동산랜드가 최근 실시한 서울과 수도권지역의 아파트시세 조사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서울은 지난해말에 비해 10.5%, 수도권은 17%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파트 가격이 폭등했던 9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울의 아파트 평당가는 평균 736만원으로 특히 강남구의 경우 1,040만원을 기록, 마침내 평당 1,000만원대를 돌파했다. 또 수도권 지역은 평당 평균 519만원으로 최근 5년사이 최고치를 갱신했다.
김태호 부동산랜드 사장은 이같은 최근의 아파트 시세 상승추이에 대해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누적돼 온 아파트 매물들이 대부분 소화돼 매매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올 하반기 아파트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보다는 얼마나 더 오를 것이냐 하는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추이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전세기간을 2년으로 묶고 있어 전세 계약기간이 끝나는 2년을 주기로 수요가 배수로 늘고 있다. 94년과 96년 최근 2년을 주기로 아파트 전세물량이 상당부분 부족했고 전세값도 대폭 상승, 수요자들은 해당연도마다 전세파동을 겪어야 했다. 지난해 전세가격은 서울의 경우 전년에 비해 10%, 수도권은 23% 상승했다. 그러나 올 8월 현재 서울은 지난해에 비해 6%, 수도권은 7%로 비교적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 전세얻기에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수요급증에 따라 제 2, 3의 전세파동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아파트값은 서울에서 먼저 오르기 시작한다. 최근 강남 서초 송파 양천구가 그 구심점이었다면 내년에는 이를 중심으로 또 다른 구심원이 그려지면서 해당지역의 아파트 가격상승을 예측할 수 있다. 이같은 구심원은 수도권에서도 과천 분당 일산 등을 중심으로 또 다른 동심원을 그리며 아파트 가격인상을 주도할 전망이다.
여름과 겨울 비수기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가격상승을 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94, 96년에도 여름과 겨울을 가리지 않고 전세값이 상승했고 지난해 겨울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매매값이 상승세를 보였다. 94년과 지난해에는 비수기철 없이 전세값이 올랐고, 특히 지난해 겨울에는 매매값 마저 급상승함으로써 「부동산 (아파트) 가격 이상증후군」을 맞아야 했다. 이같은 아파트 가격의 상승추이에 대해 부동산업계는 최근들어 신도시 입주가 대부분 마감함으로써 공급물량 부족을 우려하는 불안심리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전세파동을 겪은 대다수의 실수요자들이 가세함으로써 서둘러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선행심리가 아파트 가격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겨울 비수기철에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은 당시의 시세가 바닥시세를 뜻함으로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수요자들에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사장은 『그동안 신도시 건설에 따른 아파트의 대량공급과 부동산 실명제 실시 효과 등으로 아파트 가격이 다소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최근 신도시 입주가 사실상 마무리되고 서울의 주택보급률이 68% 정도에 그치는 등 「체감 공급량」이 부족해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은 언제 상승할지 모르는 불안한 요소를 항상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올 연말 대선을 고려할때 하반기 부동산 가격의 변동추이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김사장의 지적이다. 건설교통부와 주택은행 등은 과거와 달리 투기를 목적으로 한 가수요가 제도적으로 원천봉쇄돼 올 하반기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아파트 가격이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올 봄까지 단기간에 대폭 상승하면서 조정기를 겪는 등 연착륙한 상태지만 올 하반기에는 소폭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가을철 아파트 값 변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장학만 기자>장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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