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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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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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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들의 취업난이 보통 심각하지 않은가 보다. 경제침체가 취업반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실업계 고교는 요즘 일자리가 없어 난리다. 2학기초인 지금의 취업실적을 지난 해와 비교하면 절반수준도 안된다고 한다. ◆그나마 사무직은 하늘의 별 따기여서 포기하고 판매직을 찾아보지만 그런 자리도 많지 않다. 그동안 월급이 많고 괜찮은 직장은 이른바 상위고교가 주로 차지해 왔지만 일자리가 줄어 올해에는 하향구직현상이 심해졌다. 이 때문에 그 이하의 고교들은 학생들을 취업시키기가 더 어려워졌다. ◆게다가 대부분의 회사가 예쁜 여자만 뽑아 학생들을 울리고 있다. 아무리 머리가 좋거나 성적이 우수해도 얼굴이 예쁘지 않거나 키가 작으면 뽑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반에서 1등한 학생이 면접에서 퇴짜를 맞고 와 부모탓을 하며 우는 일도 있다고 한다. 부모의 가슴은 미어지게 마련이다. ◆고용주들의 생각은 다르다. 고객을 상대하다가 예쁜 여직원이 실수를 하면 손님들이 너그럽게 봐준다. 예쁜 여직원은 관청심부름도 잘 한다. 또 시집을 빨리 가 인건비부담을 덜 수 있다. 그러니 어떻게 얼굴을 안보겠느냐는 것이다. 채용조건의 「용모단정」은 예뻐야 한다는 뜻이 돼버렸다. ◆그래서 공부는 뒷전으로 제쳐둔 채 미용과 성형에 더 신경을 쓰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용모 때문에 취업을 못해 자살한 학생도 있다. 용모위주의 채용은 학생들의 가치관과 취업구조까지 왜곡시키고 있다. 「예쁘지 않아도 뽑아주기」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할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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