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중인 주일 미국대사에 29일(현지시간) 정식으로 지명된 토머스 폴리(68) 전 미 하원의장은 미정계의 거물이자 대표적 지일파로 평가된다. 폴리 전의장은 이미 4월 월터 먼데일 전 부통령 후임으로 내정됐으나 신원조회 등 행정절차와 의회승인가능성에 대한 클린턴행정부의 심사숙고때문에 뒤늦게 지명됐다.폴리 전의장은 태평양에 접해있는 워싱턴주 출신으로 64년 정계에 진출한 이후 94년 공화당돌풍에 고배를 마실 때까지 15선을 기록했다. 민주당하원원내총무를 거쳐 89년부터 하원의장을 세번 역임했다. 지역구의 특성상 폴리전의장은 항상 태평양 국가들과의 교역을 중요시했고 이 때문에 일본과 가까워졌다. 김치와 태권도를 즐기는 등 한국에 대한 관심도 크다. 그는 미일간의 의원교류에 앞장서 지난해 4월에는 일본정부로부터 1급훈장을 받기도 했다. 당초 주영대사를 제의받았으나 부인도 일본생활을 희망해 주일대사로 바꾸었다는 후문이다.하지만 바로 이런 점이 그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지나치게 일본에 가까운 것이 아니냐는 미 재계와 의회 일각의 우려때문에 클린턴 행정부가 지명을 주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계은퇴후 워싱턴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대통령 외교정보자문회의 의장을 맡아 클린턴행정부의 대외정책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92년 대선 당시 민주당내에서 클린턴 후보를 공개지지했으며 그후 의회에서도 정부입장을 적극 대변했다. 클린턴 대통령으로서는 이번에 빚을 갚은 셈이다. 그는 의회승인을 받고 9월말또는 10월초 부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계에 있을 당시 협상기술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가 지일파라는 긍정과 부정의 양극단적 평가속에서 어떻게 역량을 발휘할지 미국내의 관심이 벌써부터 집중되고 있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워싱턴=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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