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내부결속 활용목적 ‘유인입북’ 장기간 계획/93년 오씨 방미때 가족소식 미끼 접근안기부는 오익제씨 월북이 북한 대남공작조직의 장기간에 걸친 치밀한 계획에 의해 이뤄진 「유인입북 사건」으로 규정, 오씨의 간첩혐의와 국내 연계망, 불순자금 유입여부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기부의 중간수사결과 발표내용을 정리한다.
◆오씨의 주요행적과 북한 공작조직 연계
오씨는 89년 천도교 교령에 취임한 뒤 북한 천도교와의 교류 및 가족 생사확인 등을 목적으로 대북접촉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왔다.
93년 미국을 방문, LA의 친북인사인 전금관광여행사 대표 김충자(55)씨 부부를 만났으며, 김씨의 주선으로 같은해 10월 베이징(북경)에서 북한 천도교 중앙지도위원장인 유미영(76)을 접촉하면서 북한 공작조직과 연계됐다. 유미영은 당시 오씨를 만난 자리에 오씨의 사위를 데려와 북한의 가족소식을 전하면서 이를 미끼로 오씨를 포섭했다. 오씨는 95년 1월과 6월에도 유미영으로부터 「조국통일을 위해 계속 유익한 일을 하리라 믿는다」는 내용의 편지와 초청장을 받았다.
◆월북동기 및 배경
북한은 최근 황장엽 망명사건으로 김정일 지도체제에 위기감이 표출되자 천도교 교령과 평통 자문위원, 국민회의 고문 등 사회적 신분을 인정받던 오씨의 입북을 계획, 범민족대회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내부결속의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 8·15를 월북시점으로 택했다. 안기부는 오씨가 북한의 가족을 만나고 싶은 욕망과 함께 황장엽 망명사건 이후 자신의 대북연계 사실이 탄로날 것을 우려해 월북을 결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월북 경로와 자금마련
오씨는 지난 3일 하오 6시40분발 대한항공 011편으로 미국 LA로 출국, 김충자씨를 만나 월북방법등을 협의했다. 9일 하오 김씨와 함께 베이징으로 가 주중 북한대사관 인근 호텔에 투숙한 오씨는 김씨의 연락을 받은 북한 공작원의 안내로 8월15일 열차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
오씨는 출국 2개월전인 6월3일 경기 화성에 있는 임야 3,900여평을 부인 몰래 2억3,500만원에 매각하고, 7월이후 국민은행과 농협 등에서 8,500만원을 인출해 최소한 2개월전부터 월북계획을 은밀히 진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월북을 주도한 인물들
오씨의 월북을 주도한 유미영은 86년 월북한 전 천도교 교령 최덕신(76년 미국 이민후 월북, 89년 사망)의 부인으로 93년 7월까지 북한 천도교 중앙지도위원회 고문이었으나 오씨와의 연계를 쉽게 하기 위해 위원장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를 안내한 김충자씨는 친북단체인 「한국민족민주통일운동(한민통) 미주연합」공동의장을 지냈으며, 남편 김운하(59)씨는 「신한민보」발행인 및 「북미조선친선협회」고문으로 활동했다. 김씨 부부는 88년 4월 「전금관광여행사」를 인수, 북한의 자금지원과 교포들의 방북알선 수수료를 받아 운영하면서 30여차례와 50여차례 북한을 방문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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