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남성도 갱년기 골다공증 ‘주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남성도 갱년기 골다공증 ‘주의’

입력
1997.08.28 00:00
0 0

◎호르몬 절반 줄어든 40대에 주로 발생/골반골절 사망률 여성의 3배/골밀도 검사통해 조기치료 중요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만성질환과 노인성질환이 늘고 있다. 예를 들면 여성들의 갱년기장애 및 골다공증이 여기에 속한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평균수명이 짧은 탓인지 노인성질환이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평균수명의 증가와 함께 남성들의 갱년기 및 골다공증도 의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여성갱년기는 50세 전후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소실돼 발생한다. 이로 인해 월경중단, 안면홍조, 심계항진, 불안증, 우울증, 불면증 등의 자각증상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난다. 반면 남성호르몬은 10대 후반∼20대 초반에 가장 많이 분비되며, 30대가 되면 약 26%, 40대에 약 16%가 감소한다. 40대 후반이면 절반이상의 남성호르몬이 감소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든다.

남성의 경우 여성처럼 급격한 호르몬의 소실은 없다. 대신 호르몬이 서서히 줄어들고 자각증상이 없어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는 한 갱년기가 왔는지 알기 어렵다. 남성갱년기의 평균연령과 호른몬 수치는 정확히 정의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호르몬의 절반가량이 소실되는 40대에 발생한다고 본다.

남성갱년기가 되면 매사에 소극적이 되고 자신감을 잃어버린다. 성기능면에서는 발기각도가 점차 작아지고 성교 횟수도 감소하며 매력적인 여성을 봐도 성적 흥분이 일어나지 않는다. 근육이 위축돼 근력이 떨어지고 체지방이 증가하며, 사지는 마르고 복부에는 살이 찐다. 운동을 해도 젊은 사람처럼 근육이 발달하지 않는다. 또 골형성이 감소해 골다공증이 생긴다.

남성의 골절 발생률은 여성의 절반정도로 보고돼 왔다. 그러나 최근 평균수명이 늘면서 골다공증으로 인한 남성의 골절 증가율이 여성을 앞지르고 있다. 특히 골반골절에 따른 사망률은 여성보다 3배이상 높아 매우 심각하다.

남성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치명적인 골절을 유발한다. 진단은 골밀도 특수촬영과 혈액검사를 이용, 뼈의 현재 상태와 남성호르몬의 정도, 앞으로 골다공증의 발생여부 등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성은 자신의 정력이 약화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숨기다가 병이 심각히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남성갱년기를 예방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으나 청소년기에 충분한 칼슘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

모든 질환은 초기 치료가 효과적이듯이 골다공증도 발생 전의 골부족증 상태부터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따라서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제는 칼시토닌, 염화불소, 활성형비타민D, 남성호르몬 등이 있다. 노화방지제로 알려진 DHEA는 성기능 및 근력강화, 골다공증에는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호르몬제가 전립선암을 유발한다는 보고는 없으나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필자가 최근 40∼60대 남성 6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남성호르몬 부족과 골다공증의 발생간에는 의미있는 연관성을 보였다. 따라서 남성갱년기 환자도 여성처럼 호르몬제 투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남성호르몬제제에는 주사제와 패치제가 있다. 경구약은 간독성 때문에 아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없다.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갱년기환자에게 호르몬을 투여하면 골다공증이 치료되고 우울증이 없어지며 치매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됐다. 또 근력이 향상되고 복부지방이 감소하며 성기능도 좋아진다.

생물이 생식능력을 잃으면 뼈는 물론 모든 세포가 급속히 죽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방과 치료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김상우 성균관대 의대 교수·삼성제일병원 내과 과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