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끝내 출마땐 대선 차질… 수수방관 하지않을 태세이인제 경기지사는 26일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와 만난 직후 자신의 거취문제와 관련한 의미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그는 평소 친분이 깊은 한 당직자의 방에 들러 『이대표의 문제가 정치적 사안이라면 도울 수 있겠지만 두아들 병역문제 만큼은 도와서 해결하기가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지사의 이 말을 뒤집어 해석하면 자신의 독자행보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지사의 독자출마를 여권입장에서 보면 경선결과에 불복하는 일종의 「정치적 반란」이다. 여당후보인 이대표에게 치명적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에게 상대적 이득을 안겨줄 게 뻔하다. 때문에 여권은 이지사의 독자출마가 대선전략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수수방관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이대표측 반응도 『그렇지 않을 것』 『앉아서 당하고 있을 까닭이 없다』는 분위기이다.
우선 이지사를 여권이라는 정치적 울타리에 놓고보면 독자출마를 권유하는 쪽보다는 만류하는 쪽이 훨씬 많다. 따라서 이지사가 독자출마를 기정사실화한다면 이지사를 만류하는 여권의 움직임도 한층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이종찬씨나 박태준씨의 경우가 그랬듯이 독자결행을 하는 그 순간부터 동지의 개념은 적대관계로 변하게 된다. 무엇보다 김영삼 대통령이 이를 묵인방조하지 않을 것같다. 김대통령은 자유경선의 의미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만일 이지사가 독자출마를 강행한다면 자유경선의 의미는 그만큼 퇴색될 수 밖에 없다. 청와대와 이대표는 이 점을 중시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지사가 중국방문을 하기전에 그를 다시 불러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표측도 유효적절한 청와대의 「이인제 제어책」을 김대통령에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통령이 선택의 결과를 뒤바꿀 생각이 없는 한 이지사의 「독자행보」는 큰 저항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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