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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천 상무부주석 일행 본보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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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천 상무부주석 일행 본보 방문

입력
1997.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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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볜 작가협회는 조선족 한민족정신의 구심점”/56년 창립… 기관지 ‘천지’ 월 8만여부 발행/문화혁명 등 풍파딛고 우리정신 맥이어『연변작가협회는 중국조선족에 살아 있는 한민족정신의 구심점입니다』

김학천(43) 중국 옌볜(연변)작가협회 상무부주석은 『연변작가협회는 단지 조선족자치주 내 문학인의 모임이 아니라, 넓디넓은 중국땅에서 우리 민족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중심』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 24일까지 열린 세계시인대회 참석차 내한했다. 소설가 김승옥(56)씨, 우광훈(43) 연변작가협회 창작연락부 주임과 함께 한국일보사를 방문한 김씨는 20여일 일정으로 국내에 연변작가협회의 위상을 알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협회의 사실상 대표인 상무부주석에 취임한 김씨는 한글과 중문으로 작품을 쓰는 시인. 『중문시 600여 수, 조문(한글)시 100여 수와 번역시 800여 수를 발표했다』는 그는 『문학적 정품을 많이 창조해 민족문학을 번영시키고 신인을 양성하는 것이 연변작가협회의 지도사상』이라고 말했다.

연변작가협회는 중국 내 200만 조선족을 대표하는 문학단체다. 공식적으로는 중국의 각 성을 대표하는 33개 작가협회의 하나이지만 그 위상은 남다르다. 성 단위를 넘어 중국 55개 소수민족 중 유일하게 전국 규모로 조선족 회원을 망라할 수 있도록 인정받은 중앙직속협회이다. 여기에는 일제시대부터 중국 땅에서 우리 말과 글을 지키며 살아온 조선족의 노력이 반영돼 있다. 중국 내 「반우파투쟁」과 지방민족주의 타파를 위한 「민족정풍」, 그리고 「문화혁명」의 정치적 격동을 거치면서도 그때마다 연변작가협회에 소속한 조선족 작가들은 목숨을 건 투쟁으로 우리 정신의 맥을 이어왔다.

협회 창립(56년) 이전인 51년부터 발행된 한글판 기관지 「천지」(백두산 천지를 가리킨다)는 그 매개체. 그간 300여명의 작가가 1만4,000여편의 작품을 발표한 「천지」는 최고 월 8만6,000부까지 발행, 조선족 19명당 1부꼴로 보급되는 중국에서도 유례없는 기록을 갖고 있다. 국내 문단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92년 양측의 교류와 신인작가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연변민족문학원」이 국내 각계의 지원으로 설립됐고 많은 작가들도 왕래했다. 올해도 김승옥씨를 비롯, 소설가 김광식 최인훈 박태순 서영은씨와 이근배 시인, 동화작가 정채봉씨 등이 연변민족문학원에서 문학강의와 강연을 했다. 김승옥씨는 『연변문학은 순수하게 보존된 우리 민족의 정신과 풍습이 담겨 있는 일종의 「민족종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학천씨는 『문학창작을 몸뚱이로, 비평과 번역을 양 날개로 하는 「수리개(매) 전략」으로 조선족문학을 중국 전역과 세계에 진출시키는 것이 연변작가협회의 당면목표』라며 『각계의 지원과 교류을 희망한다』고 말했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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