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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주택엔 이웃이 없다”/공동체의식 희박 잇단 문제 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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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주택엔 이웃이 없다”/공동체의식 희박 잇단 문제 야기

입력
1997.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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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난·쓰레기 투기로 환경 악화/심야소란 잦아… 강·절도 표적도최근 젊은층 사이에 인기를 끌고있는 원룸형 다가구주택이 새로운 도시문제가 되고 있다.

원룸형 다가구주택은 가구당 보통 7∼10평 크기의 공간에 침대와 싱크대, 샤워시설, 붙박이장 등을 갖춰 독신자들이 편리하게 생활하도록 한 주거형태. 3, 4년전부터 자유업·유흥업 종사자들과 학생, 독신 회사원 등을 주수요층으로 폭발적인 붐을 이뤄 현재 서울만 해도 강남지역과 대학가일대에 단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원룸가구 밀집지역은 극심한 주차난과 쓰레기 무단투기행위, 심야 소란 등으로 주거환경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데다 강·절도 등 범죄의 온상이 되는 등 숱한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원룸 다가구주택 밀집지역인 서울 강남구 N, S동일대. 이곳에서는 밤마다 골목길주차공간을 선점하려는 자동차들로 실랑이가 끊이지 않는다. 더구나 폭 4∼5m의 좁은 소방도로에도 이중주차가 다반사로 이루어져 화재시 소방차 접근이 불가능하다. 이때문에 기존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으나 구청측은 주차공간이 절대 부족하다는 이유로 단속하지 않고 있다. 대학가에 위치한 원룸 다가구주택가도 사정은 비슷하다.

입주자들의 주거나 공동체의식이 희박한데 따른 문제도 많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원룸가구 밀집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생활패턴이 일정치 않아 쓰레기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뿐 아니라 심지어 쓰레기를 길에 내다버리는 경우도 잦아 골치를 앓고있다』고 말했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들이 속옷이나 다름없는 옷을 입고 활보하기도 하고 심야 취객들의 고성방가 등 인근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흔하다.

또 집이 비는 시간이 길고 입주자 대부분이 독신여성들이어서 강·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강남구 N동 주민 황모(38)씨는 『대낮 빈집을 노리는 좀도둑들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심야에 술취해 귀가하는 입주자들을 상대로 한 강·절도사건도 한달에 30여건씩이나 일어난다』고 말했다.

원룸가구의 증가는 일상적인 행정처리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출입이 워낙 빈번한데다 아예 신고조차 안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강남구 Y동 사무소의 유모(49)씨는 『원룸 다가구주택은 주민세 등 각종 고지서 송달불능사고비율이 평균 15%에 이른다』고 밝혔다.

강남구 H부동산 관계자는 『당초 원룸 다가구주택은 새로운 도시형 주거형태로 전문직업인 등 비교적 여유있는 젊은층으로부터 크게 각광을 받았었다』며 『그러나 최근들어 주거환경이 급격히 나빠져 방치할 경우 슬럼화, 도시의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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