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아르헨·칠레·페루 등 대립남미 국가들이 국제사회 역할증대와 위상 높이기 노력에 나선 가운데 주도권을 둘러싼 대립이 노골화하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12개국 정상들은 23일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폐막된 제11차 리오그룹연차회의에서 『남미는 더이상 국제사회에서 변방이 아니라 중심이며 이에따라 국제적 위상도 올라가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정상들의 이같은 주장은 남미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를 차지하는 등 점차 경제력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제적 위상은 미미하다는 인식하에 나온 것이다.
이들 국가는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최우선 목표를 유엔안보리 회원국수의 확대와 상임이사국 진출에 두고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안보리에서 최소 3개 회원국 확보와 1개 상임이사국 진출이 남미 국가들의 일치된 요구다.
이처럼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4년전부터 상임이사국 진출을 꾀해왔던 브라질은 당연히 상임이사국은 자국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이 상임이사국이 되는 것은 이 지역 세력균형의 붕괴를 의미하므로 이지역 주요국가들이 순번제로 상임이사국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양국간의 반목은 외교비방전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또한 주도권 선점을 위한 군비확충도 새로운 긴장를 낳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세계안보 역할증대 명분아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맹국지위를 획득하려하자 칠레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칠레는 아르헨티나가 NATO의 동맹국 지위 획득은 지역분쟁을 야기시킬 것이라면서 자국의 국방력 강화를 위해 F16전투기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자 이지역에서 안보문제에 관한한 뒤처지기를 꺼리는 페루도 러시아제 미그기를 들여와 실전배치시키는 등 무기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남미 국가들이 이처럼 오월동주의 입장차를 극복하고 공통목표인 국제적 위상강화에 힘을 합칠 수 있을 지 주목된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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