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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농그룹 사실상 해체/채권단,부도유예 4사중 미도파만 계속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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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농그룹 사실상 해체/채권단,부도유예 4사중 미도파만 계속 지원

입력
1997.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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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대농 법정관리,중공업·메트로는 매각결정부도유예협약이 적용됐던 대농그룹 계열사 4개 가운데 미도파만 회생가능판정을 받아 살아남게 됐다. 이로써 협약적용당시 계열사 21개로 재계 순위 34위였던 대농그룹은 사실상 해체되게 됐다.

대농그룹 채권금융기관은 2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대표자회의를 갖고 미도파에 대해서는 채권유예기간을 내년 8월31일까지 1년 연장, 회생기회를 주기로 했다. 채권단은 내년 5월31일 미도파의 회생여부를 재평가, 협조융자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대농측은 (주)대농에 대해서도 1년간의 유예기간 연장을 요청했으나 채권단은 (주)대농의 자구성과가 별로 없는데다 계열사 지급보증이 7,000억원대에 이르러 법정관리를 통한 정리가 불가피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대농은 1개월 이내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며 이때까지는 부도유예가 연장된다.

이밖에 부도유예협약이 적용됐던 대농중공업과 메트로프로덕트는 제3자 인수를 통해 매각키로 했다. 이들 두 기업에 대해서는 원활한 3자인수를 위해 2개월간 부도가 유예된다.

대농그룹 21개 계열사 가운데 현재까지 자구계획을 통해 매각된 기업은 대농창투, 노원케이블, 미도파 푸드시스템, 대농유화, 미도파개발, 메트로 콤, 한메소프트 등 7개이며 조달된 자구금액은 1,586억원규모이다. 나머지 계열사는 현재 매각이 추진중이다.

이로써 「대농」이라는 이름은 재계에서 사라지고 미도파만 남게 됐다. 하지만 미도파의 경우도 계열사에 대한 지급보증 규모가 1조2,000억원에 달해 미도파가 최대주주로 있는 한메 네트워크 등 계열기업의 추가 자구노력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한 회생가능성을 낙관할 수는 없는 상태다. 또 부도유예협약 적용대상이 아닌 이른바 「제3금융권」이 어음을 돌릴 경우 이를 결제하지 못하면 부도처리될 수 밖에 없다. 대농측은 3,800억원 규모의 채권을 갖고 있는 제3금융권에 대해서는 개별 협상을 통해 채권회수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이같은 약속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의문이다.

(주)대농에 대한 법정관리결정은 부도유예협약 대상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법정관리방식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주)대농은 3,800명의 종업원과 1,800여개의 협력업체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져 채무가 동결되고 경영권이 교체되면 3자인수 추진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대농에 적용된 「부도유예협약적용―회생불가판정―법정관리―3자인수」라는 새로운 부실기업정리 모델은 다음달 부도유예협약기간이 만료되는 기아그룹의 처리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관계자들은 기아그룹에 대해서도 자구노력이 이행되지 않으면 유예기간이 끝난뒤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대농그룹은 55년 박용학 현 명예회장이 곡물 비료무역업체인 대한농산을 세우면서 출발했으며 73년 (주)대농설립을 계기로 그룹으로 발전해왔다. 89년 박영일 회장이 부친으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했으나 면방산업의 사양화로 (주)대농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했다. 또 올해초 미도파가 적대적 기업인수합병시도에 직면하자 경영권방어를 위해 1,200여억원을 투입하면서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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