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포기 전제조건에 진통예상도정부가 25일 발표한 금융시장 안정화대책에 대해 금융계는 『정부가 금융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고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기아사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않아 그 효과가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많았다.
○…은행권은 정부가 『해외점포를 포함한 국내금융기관의 대외채무에 대해 국가신용으로 보장한다』고 밝힌 점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해외투자자들이 국내금융기관의 도산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내금융기관의 도산을 막겠다는 확고한 뜻을 표명함에 따라 「정부의 금융위기해결 의지부재」에서 비롯됐던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도 그만큼 제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번 대책에 한보 기아의 청사진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강하게 지적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련임원은 『한보 기아가 조기해결되지 않는한 금융시장의 불안심리제거나 신용도의 완전회복은 결코 바랄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한편 제일은행은 특융금리가 예상보다 불리하고 국채발행을 통한 특별증자도 현금화할 수 없다는 데 다소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자기자본확충과 대외신용도개선 등 비계량적 효과는 매우 클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종합금융사들은 ▲외화지급보증 ▲국고여유자금 예탁 ▲한은과의 환매채(RP) 직거래 등 지난 22일 30개사 사장단회의에서 건의한 내용이 상당부분 받아들여진데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특융의 전제조건으로 정부가 경영권 포기각서제출을 내건데 대해 크게 반발, 앞으로 정부와 종금사간에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A종금사 사장은 『일시적인 유동성문제해결을 위한 특융을 지원하면서 경영권포기각서까지 내라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반발했다. B종금사 임원도 『재경원에서 요구한대로 자구계획서를 제출했는데 마치 부도유예협약이 적용된 기업처럼 경영권포기각서를 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종금업계 관계자들은 『지원대상에 포함된 21개 종금사 대부분이 경영권포기각서를 제출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버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기아그룹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정부대책에서 기아그룹과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책이 배제되자 『기아 죽이기가 다시 시작됐다』며 강력 반발하는 모습.
이날 하오 삼삼오오 모여 정부대책발표를 기다리던 기아 직원들은 『협력업체의 진성어음할인 정도의 지원책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부실화된 금융기관에는 대대적인 지원을 하면서 기아사태는 외면하는 것은 형평에도 어긋난다』고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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