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우 인구의 13% 해당/‘포레스트검프’에서 보듯 정상적 사회생활 가능/일반학교선 따돌림받고 장애인학교서도 외면/“특수교육 세분화 시급”지능이 보통보다 뒤떨어지는 초등 4년생 김영국(가명)의 어머니 이모씨(37·경기 부천시 신흥동)는 아들의 2학기 개학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I.Q가 84인 영국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해력은 더 떨어지고 적응장애까지 보이니 특수학교로 옮기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담임의 권유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곳저곳 수소문해 본 김씨는 「영국이같이 어중간한 아이들은 갈 곳이 없다」는 걸 알게됐다.
I.Q가 69이하인 정신지체아들을 주로 가르치는 특수학교에서는 「멀쩡한 아이까지 퇴행할 우려가 있으니 어지간하면 오지말라」는 답변이었고 일반학교에 설치돼있는 특수반의 경우 신체장애아들이 대부분이라 영국이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이다.
이씨는 『「차라리 아예 바보였으면…」하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고 하소연한다.
I.Q가 69∼85에다 적응장애를 지니고 있는 아동들은 「경계선 지능장애아」로 분류된다. 미국정신의학협회가 정한 진단기준표에 따르면 이같은 경우가 전체인구의 13%정도를 차지한다. 소아정신과전문의 최보문(성가병원 정신과 과장)씨는 『이들은 교사가 인내심을 가지고 지도하면 기초교육과 간단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살아가는데 별 무리가 없다』고 설명한다.
영화에서 지능이 모자라지만 독립적이고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는 「포레스트 검프」가 대표적인 경우. 그는 『능력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획일적인 교육제도가 이들을 정상적인 삶에서 밀어내고 있다』고 안타까워 한다. 경계선 지능장애아중에는 배려없는 교육때문에 적응장애를 2차적으로 일으킨 경우가 많다. 영국이의 경우 굼뜬 행동과 약간 기형인 생김새때문에 늘 친구들의 놀림감인데다 엉뚱한 행동으로 수업분위기를 흐트러뜨린다고 야단도 많이 맞았다. 학교생활에서의 스트레스는 초등 3년이 되면서 우울증과 고개와 턱을 심하게 떠는 틱증세로 나타났다.
최씨는 『경계선 지능장애아들은 지능은 나빠도 감정은 발달돼 있기 때문에 더 상처받기 쉽다. 새로운 것을 배울때마다 어려움을 겪으면서 우울증이나 불안, 자기비하 등으로 발전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다행히 초등학교를 졸업한다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하다. 입시, 경쟁위주의 중고교는 이들을 완전히 소외시키고 직업교육을 시켜주는 「장애인복지기관」을 찾아가도 I.Q 69이하의 정신지체아에게 내려지는 장애자판정이 없기 때문에 혜택을 받을수가 없다.
경계선 지능장애아들은 청소년기에 이르면 도벽·폭력 등 행동장애로 발전하기 쉽다. 안양계요병원의 청소년병동 방양원실장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친구들을 사귀기 어렵기 때문에 일탈행동을 하거나 친구의 사주에 의해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경계선 지능장애아와 관련 정부의 방침은 「정상아와 함께 수업을 받게 하는 통합교육을 실시한다」는 것.
능력이 뒤떨어지는 아동을 포용하면서도 정상아에게 더불어 사는 자세를 가르치겠다는 좋은 의도였지만 실제 아동의 수업능력차이를 극복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최씨는 『아동의 능력에 따라 교육내용을 달리하는 한편 현재의 특수교육이 더 세분화돼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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