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회사 사장에서 베스트셀러 소설가로. 「거품시대」와 「사랑은 길을 잃지 않는다」의 작가 홍상화를 아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그가 중견 컴퓨터업체인 「한국컴퓨터」를 설립한 홍국태(57)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홍씨는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 대학으로 유학을 다녀온 뒤 73년 컴퓨터 회사를 차렸다. 그리고 착실하게 사업규모를 불려 87년 4월 주식시장에 올려놨다. 그러나 바로 그날부터 홍씨는 회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일주일 수소문 끝에 회사 임원들이 허름한 여관방에서 그를 발견했을 때 홍씨는 더 이상 한국컴퓨터사장이 아니었다. 소년시절 헤밍웨이의 작품을 읽으며 키웠던 꿈을 원고지의 한칸 한칸에 메우고 있는 소설가 홍상화였다.
그후 홍씨는 「피와 불」, 「나는 새를 위한 악보」 등 5권의 소설집을 내놓으면서 중견 작가가 됐다. 홍씨가 없는 한국컴퓨터도 자본금 150억원, 연간 매출액 1,500억원의 건실한 회사가 됐다.
작가이자 한국컴퓨터 대주주인 홍씨는 『나에게 소설쓰는 일은 결코 사치스런 취미생활이 아니다. 취미로 하기에는 너무나 괴롭고 고통스러운 작업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박승용 기자>박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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