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원 “내년 5월26일 재판” 결정/미 역사상 첫 ‘법정 현역대통령’ 될듯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마침내 재판을 받게 됐다. 아칸소주 리틀록 연방법원 수전 라이트 판사는 22일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성희롱사건 재판기일을 내년 5월26일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클린턴 대통령의 아칸소주지사시절 주정부직원이었던 폴라 존스가 제기한 이 소송중 명예훼손 등 일부는 기각했지만 핵심부분인 성희롱에 대해서는 백악관측의 기각요청을 거부하고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남편과 함께 법정에 출두한 존스는 『재판이 열리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존스는 91년5월 당시 클린턴 주지사가 자신을 호텔로 불러 성적 요구를 했으나 이를 거절했으며 이 사건후 강등됐다면서 94년 7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클린턴 대통령은 즉시 존스의 주장을 전면부인하며 대통령이 민사소송과 관련해 재임중 재판을 받지 않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5월27일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최종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기일결정과 함께 증거수집에 있어서도 한계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클린턴 대통령측은 증거는 원고가 주장하는 호텔방에 관련된 것으로 제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존스의 변호사들은 이 결정에 따라 전직 백악관여직원을 소환해 클린턴 대통령이 성적접근을 한 적이 있는지를 심문하는 등 클린턴 대통령의 여성편력 성향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는 전략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변호사는 그러나 『일부나마 기각돼 기쁘다』며 비교적 느긋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 클린턴 대통령이 내년 재판에 출석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백악관측은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역사상 재임중 재판을 받는 첫 대통령으로 기록된다는 사실이 클린턴 대통령에게는 오점으로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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