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현대 등 ‘정부와 커넥션’ 의혹제기기아자동차 인수계획을 구체적으로 담은 삼성그룹의 보고서가 일파만파의 파문을 일으키며 기아사태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기아인수 전략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이 보고서가 공개되자 기아그룹은 물론 현대를 비롯한 관련업체들이 정부와의 커넥션 의혹까지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파장이 확산돼 기아사태 조기해결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비서실 기획홍보팀이 지난 3월 작성한 「신수종사업 추진현황및 향후계획」이란 제목의 이 보고서는 자동차 금융 통신 서비스분야를 전자와 함께 전략사업분야로 설정하고 삼성자동차의 조기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기아자동차를 인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후발업체로서 조기에 경쟁력을 확보하고 현대자동차에 버금가는 연 17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아자동차 인수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목적달성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쌍용자동차의 현안해결에 주력하면서 기아자동차 인수분위기와 여론을 조성해나가고,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정책건의를 강화하는 등 정부와의 공고한 공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보고서가 재계와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자 삼성측은 『문제의 보고서는 당시 실현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폐기된 보고서』라며 『따라서 이에 대한 공식해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기업내 기획팀이라는 것은 기업활동과 관련해 어떤 내용도 검토할 수 있는 곳』이라며 『내용중에 이미 결론이 난 쌍용인수 부분을 담고 있는 등 여러 업종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데서도 알 수 있듯이 보고서로서의 가치는 별로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 보고서는 결제과정에서 실현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기 때문에 당시 이학수 비서실장에게도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아를 비롯한 자동차업계는 삼성의 기아인수계획이 입증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삼성의 인수가능성에 쐐기를 박으려는 듯 전면공세에 나서고 있다.
기아그룹은 즉각적으로 반박성명을 발표, 『이 보고서는 끊임없이 제기돼 온 사전음모설과 사전시나리오설을 입증해주는 문건』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3월 큰 파문을 일으켰던 「국내 자동차산업의 구조재편의 필요성과 정부의 지원방안」이란 삼성측 보고서도 신수종계획이 계획대로 실천된 하나의 과정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자동차업계는 김인호 청와대경제수석비서관이 기아에 대한 부도유예가 완료되는 대로 법정관리에 들어가 제3자인수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시점에 이 보고서가 공개되자 의혹의 눈초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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