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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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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키가 제일 큰 사람으로 기네스 북에 기록될 북한 농구선수 이명훈은 신장이 2백36㎝다. 그냥 손만 뻗어도 골대에 닿지만 캐나다에서 맹훈련결과 수직 점프력이 지금은 40㎝에 달한다. 몸무게도 늘어 웬만한 몸싸움에선 밀리지 않게 됐다고 외신은 전한다. ◆그가 캐나다에 간 것은 미국 프로농구연맹(NBA) 진출을 위해서다. 천부적인 신체조건과 자질을 갖추었으니 세계 최고 농구선수들이 모인 NBA에서 한번 기량을 겨뤄 보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 간에는 정식 교류가 없어 바로 NBA 리그 미국팀에는 들어갈 수 없게 돼 있다. ◆궁리 끝에 생각해 낸 것이 캐나다팀과의 계약이다. 캐나다에는 NBA리그에서 뛰는 팀이 있다. 그가 이들 팀에 들어가게만 되면 NBA리그 진출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미국이 북한국적 선수의 입국을 허용할 것인가의 여부가 숙제로 남아 있다. ◆김정일은 왜 이명훈을 기어이 NBA에 진출시키려는 것일까. 박찬호나 선동렬의 눈부신 활약이 부러웠을지도 모른다. 외화벌이가 목적일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경제제재 때문에 돈을 보낼 수 없지만 캐나다라면 프로농구로 번 돈을 북한에 보내는데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진짜 속셈은 딴데 있는 것 같다. ◆스포츠교류를 통한 접근이 그것이다. 미·중 수교 때의 핑퐁외교처럼 농구를 통해 미국인의 마음에 다가가자는 것이다. 최근 북한언론은 최초의 프로농구팀 창설 소식을 전했다. 김정일이 팀 이름을 「태풍」이라고 지어 주면서, 신체조건을 감안해 장거리 슛에 집중하도록 「귀중한 교시」를 내렸다는 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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